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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여기는 내 심리가 흐르는 강 여기는 내 심리가 흐르는 강 여기를 들여다보면 내가 어딨는지 알 수 있다. 궁금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내게는 도움이 된다. 한 번도 같은 적은 없지만 크게 달랐던 적도 없다. 물의 색깔은 달라지지만 물의 맛은 달라지지 않는다. 가끔 우울이 범람하고 자조가 바닥을 드러내며 바다를 찾지 못해 돌고 도는 강. 더보기
매일 포스팅 하기 매일 글 한 편씩 써보려는 계획은 수없이 세웠다. 한 번도 된 적은 없다. 귀찮아서도 아니오, 쓸 거리가 없어서도 아니오, 쓰다 보면 볼 품이 없어서 관뒀다. 생각만 하는 것과 그것을 글로 만들어 내는 것은 풍경을 기억하는 것과 그것을 그려보는 것의 차이와 비슷하다. 그 순간의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지만 솜씨가 없으면 그리다 실망하기 마련이다. 글 솜씨가 없으면 번뜩이는 생각도 아름다운 기억도 그리다 찢어 버리는 종잇조각이 된다. 그런데 사진이 없던 시절 없는 솜씨로라도 그림을 그려놓지 않으면 망각이 모든 것을 흡수해버렸듯이, 생각들도 써놓지 않으면 망각으로 빠지거나 같은 궤도만 맴도는 것 같다. 아직은 생각을 스캔해낼 수 있는 사진기는 없어보이니, 글로 정리해놓는 버릇을 들여놓지 않으면 안 된다... 더보기
개인 홈페이지와 주거 공간 웹 속의 가상이긴 하지만, 개인 홈피 속에 접속해 있는 것은 내 주거 공간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홈페이지도 서버 속에 실제의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니, 어찌보면 접속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주거 공간이 실제로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 주거 양식이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듯이, 웹 상의 주거 공간도 형태가 다양하다. 조금 무리가 있더라도 실제의 주거 공간과 웹 상의 주거 공간의 형태들을 유비시켜 볼 수 있다. 싸이월드는 아파트 촌 싸이월드는 아파트 촌이다. 똑같은 평수에 수많은 세대가 거주한다. 나름 돈을 들여 리모델링도 하고, 방을 꾸미지만, 어찌됐든 수많은 복제의 아파트다. 다만 실제의 아파트와는 정반대의 성격이 있는데, 아파트가 앞집 사람과도 서먹한 사이라면, 공간을 자유자재로.. 더보기
별 것 아닌 것에 자아를 너무 이입해선 안 된다 한 두달 전부터 일주일에 하나씩 부대원들을 상대로 글을 쓰고 있다. '고상병의 스팸뮤직'이라는 이름으로 노래와 글을 함께 전체 메일로 보낸다. 대학교 때부터 MSN으로 아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자주 전송하곤 했다.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해 군대와서도 음악을 하나 둘 추천해서 붙인다. 55명 가량의 부대원이 모두 컴퓨터를 쓰고 있고, 아웃룩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 대부분의 공지가 메일로 전달되고, 잡담들이 오가는 공간이 있다. 공지사항이 아니면, 재밌는 사진이나 그림 글들이 오고 가던 공간에서 진지하고 긴 글을 보내면 어떤 부대원들에겐 스팸메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음악도 개인적인 취향 위주의 음악을 보내다보니 공감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 확실했다. 그래서 욕을 덜 먹으려고 대놓고 스팸뮤직이.. 더보기
우석훈의 블로그가 끝이 났다. 우석훈의 블로그가 끝이 났다. pod의 소개 덕에 이 블로그를 알게 되었는데, 그동안 이 블로그를 구독하면서 뉴런 덩어리들이 꿈틀꿈틀 거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정말 내공이 상당한 분이고, 지식인이라는 단어에 가장 가까운 분이라 생각했다. '88만원 세대'를 읽기 전에 이 블로그부터 구독을 했고, 그가 지지리도 싫어하는 찌질이 팬이 되버렸다.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는 속도를 읽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하루에도 긴 글이 몇개씩 올라왔다. 그렇게 치밀한 생각들이 자유 연상에 가까운 속도로 나올 수 있으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독서와 공부와 생각이 필요할까. 그는 항상 자기를 C급 경제학자라고 평하지만, 나는 그가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런데 이제 블로그부터 .. 더보기
모든 사랑은 짝사랑으로 시작한다 오래전에 싸이월드에 올렸던 글들을 한꺼번에 업데이트 하였다 그 글조차도 사실은 다른 곳에 이미 썼던 것을 올린 것이다. 대부분이 대학교 1,2학년 때 썼던 글들이다. 대부분이 짝사랑을 하며 쓴 글들이다. 나는 참 짝사랑을 많이 하며 살았다. 그러면서도 극도로 소심한 성격에 고백도 거의 하지 못했다. 고백은 커녕 티도 못 냈다. 유일한 고백 두번이 차이고 나서는 절대로 내가 먼저 고백하진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아직도 유효하다) 그때 그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나는 평생 짝사랑만 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꼴을 보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좋아하다, 그리워하다, 잊혀지다, 다시 생각나다 그러다 죽을 것이다. 나는 유치한 원태연 시를 좋아했지만, 그와 같은 천재성은 없었기에, 그냥 유치하기만 한 글을 그렸.. 더보기
남기고 싶은 것은 유전자 만이 아니다. 유전자 하나만 남겨놓아도 될텐데, 우리는 유전자 이외의 다른 것들도 남기고 싶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그것이 어떻게 유전자의 생존에 유리함을 줬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뭔가를 끊임없이 남기려 한다.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한다. 무엇이라도 남겨두고 싶다. 누군가의 기억속에서 점점 사라져간다는 것은 고통스럽고, 존재감이 없어진다는 것은 존재하기 위해 태어난 우리들에게 가장 큰 상처로 다가온다. 미움보다 더 큰 상처가 된다. 누군가의 기억속에서, 컴퓨터 웹 속 어딘가에서 나는 나를 남기려 한다. 그 지독한 집착은 블로그를 만들었다. 블로그는 에고의 결정체이다. '나'라는 공간을 만들고, '나'의 시간들을 기록하고, '나' 그 자체로 인식한다. 만약 어떤 이유로 이 블로그의 글들의 일부가 날아가거나,.. 더보기
관찰을 위해 제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께 저를 관찰하기 위해 제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요근래, 제 블로그가 몇몇 분들에게 저의 심리상태를 관찰하는 목적으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음이 아픈지 어떤지, 자살징후가 보이는지 아닌지 등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걱정해주시는 마음 감사하게 생각하여 조금이나마 염려를 덜어드리려고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절대 자살하거나 탈영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믿으셔도 됩니다. 저는 그런 성격이 아닙니다. 성격이 강인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세상을 이해하는 틀에 맞추어 결론을 내리다 보면 절대로 자살 할 수가 없습니다. 탈영 또한 꿈도 꾸지 않습니다. 저는 밖이 더 무섭습니다.(학교보다 숙제없는 여기가 더 낫습니다.) 나가서 갈 때야 집밖에 없는데 집은 아시다시피 자주 가지 않습.. 더보기
시간의 강에 뿌리는 기억의 조각들 다른 블로그에도 다 있는 기능이겠지만, 텍스트큐브는 등록일자를 설정할 수 있다. 블로그라는 말이 원래, 새로 쓴 글이 맨 위로 올라간다는 뜻에서 왔듯이, 과거의 시각으로 등록일자를 설정하면, 그 날짜에 맞는 위치로 등록된다. 그 시각의 앞뒤로 썼던 글 사이에 놓인다. 예전에 썼던 글이나 새로 쓴 글 중에 블로그의 맨 윗자리를 차지하기에는 너무나 허접하고 쪽팔리는 글들은 과거로 밀어버린다. 지금 feed에 15개의 최신글이 등록되니 그 이전으로 날짜를 밀어버리면, 리더기를 통해서도 볼 수 없다. 그런 글들 또한 내 기억의 일부이고 블로그는 내 보조기억장치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올리는 것이다. 타자의 입장에선 허접하기 짝이 없는 글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래도 정이 가는 글들이기 때문에. 그 내용.. 더보기
책을 읽고,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읽은 후에, 내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이런 느낌이다. 신선한 야채와, 양질의 고기를 함께 먹고, 고급 커피까지 먹은 후에, 결국에는 이 모두를 똥으로 싸는 기분 말이다. 그 많은 좋은 글들을 읽어도 내 자신의 글과는 무관해 보인다. 그리고 겨우 교양 서적을 읽어놓고, 마치 세상을 다 이해한 듯한 글을 쓰려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그렇지만 그걸 깨달을 수 있게 해주는 분들이 있기에 참으로 다행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지금은 깨달은 척 하지만 나는 다시 그런 글들을 쓰려고 할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비록 똥일지라도 마려우면 싸야 하지 않겠는가. 혹시나 내가 아닌 누군가의 거름이 될지도 모르다는 헛된 기대와 함께 말이다. 더보기
껍데기를 버리다 껍데기를 없애 버렸다. 자꾸만 남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 내가 짜증이 나 잠시동안 껍데기를 없애놓을 생각이다. 껍데기가 벗겨진 블로그는 feed를 통해서 말고는 볼 수 없다. 잠시동안이나마 남의 신경을 쓰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껍데기가 벗겨지면 징그러운 속물이 드러나거나, 허무맹랑한 빈 속이 드러날 뿐인데 내 블로그는 정결한 지금이 오히려 나은 것 같다. 다시 껍데기를 입히기 전까지는 독백이다. 누구도 댓글을 달 수 없고 방명록도 달 수 없다. 트랙백이야 (하나 제외하고) 원래 아무도 안 달았으니 상관없다. 어쨌든 그래서, 조금 더 독단적인 생각들을 쓸 수 있어 기쁘다. 독자들에게는 큰 차이가 없겠지만, 한결 가벼운 마음이다. 주위와의 소통을 닫고 끊임없이 나에게로 침잠해가는 평소 생활이 블로.. 더보기
조잡한 콜라주처럼 생각은 오래가지 못하고, 그 깊이는 피질을 뚫지 못한다. 짧은 생각은 단편적인 글만 찍어내고, 깊은 생각은 깊은 골처럼 두려움이 앞선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얕은 개울 물 만을 건널 뿐이다. 과거를 동경하며, 더 이상의 긴장은 원하지 않는다. 기억의 부유물들을 건져내어 말린 후, (소녀들이 다이어리에 잡다한 것들을 끼우고 다니 듯) 조그만 수첩 속에 마구잡이로 덕지덕지 콜라주를 할 뿐. 더보기
포스팅에 대한 두려움 포스팅을 하기 직전에 두려움 때문에 그만 둔 적이 많다. 특히 객관적인 정보에 대한 글은 그렇다. 광활한 바다를 헤쳐가다 보면, 어떤 주제에 대한 글이라도 나보다 더 정리를 잘 해 둔 블로그나 카페글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포스팅 해봤자 정보의 복사에 불가하지 않는가 하는 두려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관적인 생각을 담은 글을 쓸 때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빠뜨린 논리가 나중에 발견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글은 푸념 가득한 일기 아닌 일기밖에 없는 것 같다. 일기만 쓸 것이라면 굳이 계정까지 받아가며 블로그를 만들 이유는 없지 않는가. 그래서 마음을 고쳐 먹었다. 누가 .. 더보기
저작권에 관한 의문점 블로그를 시작 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진 잘 모르겠지만, 글을 올릴 때마다 이것이 저작권에 저촉되는 것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다. 음악은 올려도 되는 것인지 안 되는 것인지(안 되는게 확실해 보이긴 하지만), 다른데서 사진을 퍼와서 올릴 땐, 링크만 달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허락도 받아야 되는 것인지, 유명 화가의 그림을 올리려고 할 때, 이미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은 가져와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저작권에 저촉되는 것인지, 여기저기 블로그에서 조금씩 힌트나 정보를 얻어 재구성해서 쓴 글은 일일이 참고된 블로그 주소를 다 링크 시켜야 하는 것인지, 쓸 때마다 고민이 된다. 저작권과 초상권 침해를 다 피하려면 내가 찍은 사진만 올리거나, 내가 나온 사진을 올리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나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