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일기다 고등학교 때 샀던 유키쿠라모토의 Sailing silence 앨범을 듣고 있다. 그 때는 Lake Luise가 이 앨범에 있는 줄 알고 샀다. Lake Luise는 없지만 유키 할아버지 앨범 중 가장 많이 듣는 앨범이다. 명곡 Meditation도 있다. 약간의 자폐적인 성격이 발전을 더디게 만든다. 갇힌 세계에서 소통을 피하며 살아왔던 것에 대한 대가를 받는 중이다. 폐쇄적인 성격을 극복할만한 능력은 갖고 태어나지 못했다. 남은 건 기존의 방식을 바꾸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뿐이다. 무슨 일이든 안간힘을 쓰면 평균 이상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편지를 주고받고 싶다. 여자면 좋겠지만 안 그래도 상관없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면 좋겠다. SNS의 빠른 속도에 지친다. 이 책 저 책 여러권을 동시에 찔끔찔.. 더보기
싸이에 흘렸던 일기들 - 2006년 2006년 일기를 모았다. 2006년 이후로는 다이어리를 쓰지 않았다. :::::::::::::::::::::::::::::::::::::::::::::::::::::::::::::::::::::::::::::::::::::::::::::::::::::::::::::::::::::: 2006.01.04 수 지금 또 술취했어 그래서 키보드에서 손가락이 지 마음대로 움직여 어떤한 필터도 가해지지 않고 어떠한 이성적 판단도 없은 채 그냥 손가락이 가는대로 움직이고 있어 명령을 내리는 건 지금 나 자신이지만 청과 당의 갭 처럼 어쩔 수 없는 이 차이를 나는 어쩔 수 없어 뒤에서 울려퍼지는 노래를 그래 난 어쩔 수없이 들어야 해 그런거 처럼 내 맘에 들든 아니든 세상은 살아야 되는거야 내맘대로 되지 않더라도 세상.. 더보기
싸이에 흘렸던 일기들 - 2005년 아주 오랜만에 싸이에 썼던 다이어리를 오징어 잡이를 하듯 하나씩 끌어 보았다. 2년 동안 싸이 다이어리를 쓰지 않았다. 오래 전 흘린 글들을 읽으며 그때의 감정들을 엿볼 수 있어 재밌었다. 감정이 오르락이던 내리락이던 기울기가 있을 때마다 다이어리를 썼던 것 같다. 엄밀히 따지면 '일기'와는 상관없는 잡문장이다. 다이어리만 다시 시작하기로 했는데, 그 이유는 블로그에 의미없는 잡문장은 더 이상 올리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의미없는 문장들은 의미없는 공간에다 집어넣기로 했다. 발전하지 않는 어린 감정들은 싸이로 보내질 것이다. 그 아파트처럼 깝깝한 곳에서 베란다 화분처럼 진열시켜 놓을 생각이다. 쓰잘데기 없는 푸념은 제외한 그동안의 싸이 다이어리를 정리해보고 싶었다. ::::::::::::::::::::.. 더보기
2008년 8월 23일 나는 소외감을 느낄 때 더 혼자 있으려 한다. 있지도 않은 의지를 첨부해 내가 혼자 있고 싶어서 혼자인 거라고 나를 속이기 위한 목적이다. 내가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오늘 내일 안에 생길 것 같진 않다. 어떤 무리에 끼는 건(누군가가 나를 찾고 끼어 주는 건) 내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가장 큰 원인은 내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내 주위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커녕 무리들 속에 끼어주지도 않는다. 그 집단의 평균적인 즐거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기에는 나는 너무 진지하고 심각하다. 어제도 소외감을 느낄 일이 있었고, 원래 계획되어 있던 것이었지만 더 철저히 오늘 하루는 혼자 보냈다. 일어나 간단하게.. 더보기
2007년 12월 28일 오랜만에 비가 왔다 부산에 오니 여긴 이미 그쳐있었다 땅은 샤워 뒤 젖은 머리처럼 아직 촉촉했다 루시드폴 3집에 '무지개'라는 노래 중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랑, 복잡한 꿈이지만, 이상한 희망이지만, 따라가리" 사랑도 어차피 꿈일 뿐이라는 것을 미래의 현실이 다가와야지만 안다 그래도 무지개를 사진에 담으려 집착하듯 다시 쫓게 되는 꿈 우리는 무지개를 쫓는다 색을 한 데 모아놓았을 뿐인데 아니 뭉쳐있던 빛들을 실타래 풀듯 푼 것일 뿐인데 감기가 걸려 머리가 아프다 생강차를 타주시고, 소금물을 만들어주시고, 내일은 미역국을 해주시겠단다 그래서 머리만 아플 뿐이다 사람에 갇혀버린 방 거긴 빠져 나갈 탈출구도 없다 "사실, 나도 친구가 되고 싶었어" ('라오스에서 온 편지' 중에서) 더보기
2007년 11월 17일 어제부터 계속 배가 아프다. 음식이 잘못인가 물이 잘못인가. 한번은 피씨방에서 한번은 방에서 한번은 음식점에서 설사를 했다. 피씨방과 음식점은 동양식 변기였다. 나는 되도록이면 동양식 변기에서 해결하지 않는 편인데, 너무 급해서 어쩔 수 없었다. 지금도 피씨방인데 계속 배가 아프다. 머리가 살짝 어지럽다. 어제 갑자기 뒷통수에 혈액순환이 막히는 느낌이 수 초간 지속되더니 계속 막혀있는 기분이다. 뒷통수에 뭐가 생겼나. 머리속에 뭐가 생기면 위험한데 걱정이다. 이럴 땐 큰 병부터 생각하기 마련이다. 뇌졸중, 뇌종양 검색해봤다. 내 증상이랑 많이 다르다. '뒤통수 막힌 느낌'으로 검색해봤다. 검색 결과 후두혈관염이라는 병과 증상이 비슷했다. 거의 확실해 보였다. 심각한 병은 아니고 두개골 밖 혈관이 일시적으.. 더보기
캐나다에서의 잡상들, 일기들 ....2.... 9. 여행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 건지, 사진을 남기기 위해 여행을 가는 건지, 흔들린 사진처럼 알 수 없다. 경건한 성당안의 고통스런 예수도 믿음이 없는 사람에겐 한낱 사진 노리개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모습이 가슴까지만 나오게 해달라나. 가만히 최소한 삼십분이라도 앉아서 분위기에 취할 순 없는 걸까. 여행책자를 만드는 사람처럼 돌아다니며 사진만 찍는 한국관광객들이 그리 곱게 봐지지 않는다. 나 또한 마찬가지려나. 믿음이 없는 나에게도 예수와 마리아의 모습은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을 주고, 실제로도 찍었다. 나 또한 가슴의 경건함을 사진에 가둬 버린게 아닐까 의심이 간다. 책에서만 봐오던 사진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찍을 수 있다는, 거기에 자신의 모습까지 같이 얹을 수 있다는 에고이즘의 투영일 뿐이.. 더보기
캐나다에서의 잡상들, 일기들 ....1.... 2005년 여름, 학교에서의 지원으로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학에서 방학 동안 수업을 듣고 왔다. 밴쿠버에 2주 정도 몬트리올에 한 달 정도 있으면서 수첩에 적었던 잡상들이다. 이미 블로그에 올렸던 글들은 제외했다. 1. 인천공항. 사람들은 저마다의 짐을 메고 끌며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는다. 자기 몸보다 큰 짐을 끙끙대면 가는 사람, 가벼워보이는 가방 하나 달랑 메고 가는 사람, 드는 방법이 잘못돼 힘들어 보이는 사람, 그 반대인 사람, 모두가 자신만의 짐을 지고 걸어간다. 언제, 어디서 끝날지 모르는 인생이라는 여행을 위해. 2005. 6. 28 한국 인천공항 2. 기억을 사진으로 현상해주는 사업 구상. 정맥을 따라 흐르는 피처럼 도로를 달려가는 차들. 세상은 사진에 찍히기 위해 자연스러웠던가? 3... 더보기
2007년 11월 8일 내일은 미군 휴일이라 오늘 저녁 집으로 나섰다. 동대구역에서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시사 in' 주간지를 사들었다. 앞으로 외박 나갈 때마다 '시사 in' 주간지를 사주기로 마음 먹었다. 우석훈씨 블로그에서 '시사 in', '시사 in' 하길래 지난 주에 한 부를 샀는데 그게 대박이었다. 다른 메이저 언론들이 한통속으로 놀아나고 있을 때 '시사 in'은 용기있게 김용철 변호사의 고백을 그대로 커버스토리로 실었다. 처음 사자마자 독립언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시사 in'과 '한겨례'가 없었다면, 나야 그냥 모르고 살았겠지만, 김용철씨는 기분이 어땠을지 절망적이다. 군인의 하루 일당을 다 내는 것이지만, 그 정도는 감수하고 외박 나갈 때만이라도 팔아주기로 했다. 내가 진실을 들을 수 있는 자유를 구입하.. 더보기
다시 들르다 그 야끼우동 집에서 '야끼밥'을 먹고 왔다. 정말 먹을만 했다. 또 얼마나 조미료를 넣었을까. 고급 중화요리 집 같은 분위기와 맛에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내가 들어갔을 때는 손님이 나 말고 딱 한 그룹 있었을 정도로 거의 개시 수준이었지만 다 먹어갈 때쯤은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10명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 자리가 부족한 음식점도 아니었다. 아까 우려한 바대로, 혼자 네명이 앉는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어서, 주인과 종업원과 기다리는 손님들의 눈치가 보였다. 눈치로 살아온 인생이다. 먹을만큼 먹자마자 숟가락을 놓고 나왔다. 배가 불러서 더 먹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손님이 없었다면 소화되길 기다렸다가 다 먹고 나왔을지도 모른다. 여기저기 피씨방을 찾다가 결국 아까 들렸던 그 .. 더보기
잠시 들르다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한다. 혼자 방에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오늘은 날씨가 조금 추워서 에러다. 그래도 혼자 다니는 건 재밌다. 같이 다닐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고, 내가 가고 싶은데로 갈 수 있다. 거기가 거기인 시내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가지 문제는 먹는 일이다. 아직 이건 해결하지 못했다. 사람이 많은 곳에 혼자 먹고 있기는 조금 그렇다. 주위사람들이 저 사람은 왜 혼자 왔을까라고 궁금해 할 것도 싫지만(그리고 실제로 아무 신경도 안 쓰겠지만), 직원들이 혼자 한 테이블을 다 차지하고 있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오늘 오전에 바로 시내를 나왔는데, 아직 문을 안 열었거나, 방금 문을 열어 개시도 안 한 식당이 많다. 사람이 되도록이면 없는 식당이 좋겠.. 더보기
무가치 해야 할 일은 있는데 하고 싶지 않다. 언제까지 정해진 일도 아니고, 어거지로 만들어 준 일이다. 갑자기 눈물이 나려 한다. 지금 고인 눈물과는 상관없는 글을 쓰려 했는데, 처음 두 문장을 쓰니 갑자기 눈물이 고인다. 또 무능하게 느껴진다. 아무런 관심도 받을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럴 나이도 아닌데, 여전히 내 자신에 투정 중이다. 그리고 언제나 솔직하지 못하다. 솔직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떠날 거란 걸 알기에 솔직하지 못하다. 마음 놓고 울고 싶은데 사무실이라 그럴 수 없다. 이렇게 한 순간의 느낌 조차 줄 수 없는 글은 멀리 뒤로 밀어버리고 싶다. 더보기
8p 언젠간 나는 내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거울을 통해 뒤집어진 내 모습을 보았고, 녹음기를 통해 왜곡되지 않은 내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난 아직 나를 만나지 못했다. 나와 닮은 사람과 지내며 나는 내가 타인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 것이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고, 타인의 판단섞인 어투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난 아직 나를 만나지 못했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다운타운에선 고요를 알 수 없듯이, 중력을 벗어날 수 없는 지구위에선 자유를 알 수 없듯이, 수많은 사람들과 생각 속에 떠다니는 나는 나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난 언젠간 내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날이 빛을 따라가는 날이 될지라도. 7. 8. 2005 더보기
2007년 6월 6일 어색하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무슨 얘기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우울한 날 만난 오랜 친구처럼. 더보기
2007년 3월 23일 겨울 옷을 입고 밖에 나갔다 봄이 땀을 통해 스며 들어왔다 이만리 넘어 타국에 소포를 붙이고 겉 옷을 벗었다 날 닮아 소심한 소포가 물어물어 잘 도착 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달라진 공기를 다시 한 번 들이쉬고 들이 쉰 공기를 다시 뎁혀 내뱉었다 아무리 봄이라지만 내 숨보다 따뜻하랴 아파트 샛길 입구에 지키고 서 있는 목련이 벌써 지려 한다 흰 봄은 가고 샛노란 봄이 찾아 올 것이다 내 숨보다 따뜻한 분홍빛 봄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