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는 우리의 합리성을 과도하게 평가한다. 쥴리와 마크는 형제자매간이다. 둘은 여름 방학을 맞아 프랑스로 함께 여행을 떠났다. 어느 날 해변가에 있는 오두막에 둘만 머물게 되었다. 이들은 성관계를 가지면 흥미롭고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서로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쥴리는 이미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마크는 안전을 위해 콘돔을 사용했다. 둘 다 즐거움을 느꼈으나 앞으로는 다시 이런 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날 밤 일을 특별한 비밀로 지켰으며 그것이 서로를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당신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이 관계를 가진 일은 문제 없는가? (Haidt, 2001, p.814)대부분의 사람들은 즉각 쥴리와 마크가 벌인 근친상간을 나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이유를 말해보라고 하면 어려움을 겪는다. 어떤 이.. 더보기 잊어버린 우산 "비가 오다 그치면 우산을 들고 온 걸 깜빡하지요. 사랑 할 때 건네 줬다가 사랑이 그친 뒤 잊고 가는 물건들이 많지요. 제게는 아직도 당신이 잊고 가져가지 않은 흔적들이 많아요. 아마 다시 비가 오면 생각 날지도 모르지요." 더보기 당신이 채워줄 수 없는 것 외국의 방송 프로그램 중에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중략) 사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봤을 땐 내용이 워낙 쇼킹해서 몇 번 챙겨 보다가 만날 똑같은 타령뿐이라 언젠가부터 보지 않았는데 어제는 등장인물들이 다소 독특해서 채널을 고정하게 되었다. 의뢰인은 50대 중후반쯤 돼 보이는 흑인 노인네로 다리를 절었고 아마도 일용직 노동자인 듯싶었다. 그리고 그가 힘들게 일하며 돌봐온 그의 여인은... 예뻤지만 눈이 사시인 여자였다. 둘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났지만 양쪽 다 핸디캡이 있는 처지였으므로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며 커플이 되었음은 짐작해볼 수 있는 스토리였다. 제작진은 추적을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륜은 사실로 밝혀졌다. (중략) 남자는 상처받았으되 무기력하게 슬퍼하고 여자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괴로워한다.. 더보기 "계속 내 생각만 나지?" "계속 내 생각만 나지?" "네." "어려서 그래. 나도 계속 네 생각만 나." "왜요." "늙어서 그런가봐" -이석원, 수록글 중. 남자와 여자가 있다. 남자가 더 나이가 많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보단 여자가 더 많은 것이 어울린다. 이 대화는 두가지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남자가 글 속 여자만 계속 생각나는 것은 어려서고, 여자가 글 속 남자를 계속 생각하는 것은 늙어서다. 그러므로 서로가 생각나는 것은 그들이 어려서도 늙어서도 아니다. 어리고 늙어서 그렇다는 것은 그냥 말하기 부끄러워 말한 변명일 뿐, 서로가 생각날 뿐이다. 그리고 여자는 직관적으로 느낀다. 자기가 더 많이 보고 싶다는 것을. 그게 아니라 여자가 뜻한 그대로일 수도 있다. 남자가 누군가를 간절히 생각하는 것은 아직 경험이 .. 더보기 2007년 12월 28일 오랜만에 비가 왔다 부산에 오니 여긴 이미 그쳐있었다 땅은 샤워 뒤 젖은 머리처럼 아직 촉촉했다 루시드폴 3집에 '무지개'라는 노래 중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랑, 복잡한 꿈이지만, 이상한 희망이지만, 따라가리" 사랑도 어차피 꿈일 뿐이라는 것을 미래의 현실이 다가와야지만 안다 그래도 무지개를 사진에 담으려 집착하듯 다시 쫓게 되는 꿈 우리는 무지개를 쫓는다 색을 한 데 모아놓았을 뿐인데 아니 뭉쳐있던 빛들을 실타래 풀듯 푼 것일 뿐인데 감기가 걸려 머리가 아프다 생강차를 타주시고, 소금물을 만들어주시고, 내일은 미역국을 해주시겠단다 그래서 머리만 아플 뿐이다 사람에 갇혀버린 방 거긴 빠져 나갈 탈출구도 없다 "사실, 나도 친구가 되고 싶었어" ('라오스에서 온 편지' 중에서) 더보기 '외로움'이 아닌 '홀로움'으로 1 요즘 황동규 시인의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를 읽고 있다. 이 시집은 황동규 시인이 버클리에서의 교환 교수 생활동안 썼던 시들과 한국에 돌아와서 IMF 시대를 살며 썼던 시들이 담겨있다. 시인의 버클리 생활은, 혼자 그리고 또 혼자였다. 물론 만나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아파트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고, 시인은 시를 통해 버클리에서의 혼자 있음을 이야기한다. 내가 느꼈던 시집 전체를 꿰는 컨셉은 '외로움이 아닌 홀로움으로..'이다. 시인은 '홀로움'을 "외로움을 통한 혼자 있음의 환희"라고 말한다. 이윽고 시집의 중반 쯤에서는 '1997년 12월 24일의 홀로움'이라는 제목의 시를 쓰며, '홀로움'에 다다른 시인을 드러낸다. '외로움'과 '홀로움'. 얼핏 들으면 같은 뜻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