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사회

'택시 게임'의 딜레마 - 누굴 앞자리에 앉힐 것인가? 3명이나 4명이 함께 모여 어딘가로 이동할 때 이런 대화가 오간 적이 있을 것이다. (사투리엔 신경쓰지 마시오.) "버스 어디서 타노?" "저기로 가야 된다." "잠깐만, 택시 타도 거의 기본요금밖에 안 나온다 아이가, 택시 타는 게 더 싸다" "그렇겠네, 그럼 택시 타자" 여기까진 좋다. 택시를 손을 들어 잡으면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누가 앞에 탈 것인가! 말은 이렇게 한다. "일단 내(네)가 내고 나중에 내려서 거두자." 그렇게 앞에 탄 사람이 일단 내지만 십중팔구 공평하게 나누자는 약속은 흐지부지 되거나, 돈을 낸 사람이 쿨한 척 "아, 됐다 그냥" 하고 넘어갈 때가 많다. 연장자가 무리에 있었다면 처음부터 그가 앞에 타서 돈을 낸다. 나는 이것이 항상 불만이었다. 3~4명이 나눠서 냈을 때 버스.. 더보기
한국인들의 집단우화 청년기(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에 개인은 자기중심적인 것이 특징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관심의 초점으로 생각한다고" 믿으며, "상상적 관중"을 만들어 자신이 무대 위의 주인공이라고 여긴다. 자의식이 강하며 자기우화에 빠져있다. 청년기에서 성년기로 넘어갈 즈음 자기가 남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만큼만 남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중심적인 특징은 감소한다. 한국인들의 집단 자아는 개인의 청년기와 비슷하다. 다른 나라가 모두 자기 나라의 장점과 단점만을 지켜볼 것이라 착각한다. 외신의 반응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며,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을 자기 나라 국민들의 눈보다 중요시 여긴다. G20 의장국이 되었다고 모든 나라들이 부러움에 가득찬 눈으로 볼 것이라 생각하며, 한 외신이 긍정적인.. 더보기
우승 열패의 신화(박노자) - 한국을 지배한 사회진화론의 시작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을 딱 한 권을 꼽으라면 박노자의 '우승열패의 신화(2005, 한겨레출판)'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문제에 절반 정도의 해답은 주었다. "왜 한국은 이리도 세계를 국가간의 경쟁의 장으로만 파악하고, 소제국주의적인 열망을 내뿜으며 때늦은 사회진화론에 함몰되었는가. 지배자부터 사회 하층까지의 전면적인 극우화, 승자독식을 벗어난 사회를 상상조차 못하는 상태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가." 약육강식, 우승열패 사상에의 세뇌, 그 이유에 대해서 궁금하던 차였다. 이 책은 서구의 사회진화론이 아시아로 건너 왔던 그 때, 조선의 개화 지식인들의 머리 속을 파헤친다. 개화 지식인들이 직접 썼던 글을 읽다보면, 우리가 아는 독립운동가들의 절대 다수는 지금 한국의 극우파들과 .. 더보기
스포트라이트 효과 연봉 1억이 넘는 회사원 00만 명, 이번 주 1등 당첨자 0명, 서점의 한 코너에 모여 있는 주식 대박 낸 개미들, 주로 케이블을 통해 방송되는 강남 20~30대의 라이프, 공중파에서 최초 공개를 항상 달며 방송되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집 구경, 상품권 오천만원짜리가 잘 팔린다는 뉴스 등등. 극소수에게만 해당되는 일들을 우리는 늘 미디어로 접한다. 미디어들이 그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이유는 그것이 대다수의 사람에겐 호기심을 자극하는 뉴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뉴스를 접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한다. 그리고 자기도 혹시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헛된 희망을 갖는다. 매 주 10명 가까운 사람이 1등에 당첨이 되니 나도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릴 수가 없고, 강남에.. 더보기
아사다마오가 나올 때마다 아래는 그저께 복사시켜놓았던 리퍼러검색어 (일주일 누적) 순위다. 1위 1037개 아사다마오 노출 2위 56개 ??????? 3위 27개 아사다 마오 노출 4위 22개 아사다마오노출 5위 16개 카투사 월급 아사다마오가 무슨 연유로든 미디어를 타는 날이면 방문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대부분이 아사다마오의 노출 사진을 찾다가 낚이는 방문자. 일전에 아사다 마오의 사진을 검색하며 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피겨스케이팅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아사다 마오의 사진을 검색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외모주의에 대해 자기비판을 하는 내용이었다. 글 중에 "아사다 마오가 계속 언론에 노출되다 보면"이라는 구(句)가 있었는데, 여기에 낚여서 들어오는 것이다. 아사다 마오가 자주 노출이 될 수록 마오의 팬이 한국에.. 더보기
물음 2 - 서구 백인 외모의 특징은 우월한가? 빼어난 외모에 절대적 기준이 있느냐 없느냐는 민감한 이슈이다. 교훈적인 결론은 사회마다 시대마다 고평가받는 외모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에는 예를 들어 조선시대에는 지금처럼 서구적인 외모가 아니라 눈이 가늘게 찢어지고 펑퍼짐한 코가 매력적이었다거나, 양귀비는 굉장히 뚱뚱했다거나 하는 근거들이 따라온다. 또한 목에 쇠링을 많이 달거나 아랫 입술을 찢어질 정도로 늘리는 장신구를 다는 여성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소수부족들을 예로 들 수도 있겠다. 나는 그런 근거들에 대해 만족할 수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외모에 대한 기준은 단지 학습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럼 나는 전혀 다르게 학습될 수도 있었다는 말인가. 학습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서구중심적(백인 중심적)'인 가치.. 더보기
2010년 크로키 (1) 1. '무죄, 무죄, 무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검찰이 신나서 기소했던 몇몇의 사건들이 연일 무죄로 판결내려졌다. 헌법재판소에서 상식과 엇갈리는 정도가 아니라 기초 논리에도 입각하지 못한 판결들이 나왔을 때("관습헌법", "위법은 했지만 유효하다") 법을 따르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이 자꾸 나오자 갑자기 들고 일어서기 시작한다. 가장 촌스러운 부분은 판사 실명까지 들먹이며 인신재판을 하는 것이다. 의아할 정도로 소신있는 판결이 계속 나오는 게 신기하긴 하다. 논란에 불을 피운 것은 강기갑 의원 건임은 확실해 보인다. 재판 보도가 나올 때마다 계속해서 강달프의 공중부양 장면을 방송으로 내보내면서(어머 선정적이야..), 전후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당연히 재판결과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더보기
부모 성 함께쓰기? 그냥 성(姓)염색체를 만들자. 미디어를 통해 아버지 어머니 성을 모두 딴 이름을 심심치 않게 본다. 그런데 그것이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의 연장일 뿐인지 아니면 법 개정까지 이루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볼리비아를 포함한 몇 나라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 성을 모두 따서 이름을 짓는단다. 자신의 이름 뒤에 아버지 성과 어머니 성이 차례로 온다. 공문 작성 시에는 아버지 성이 가장 앞에 온다.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식에게는 아버지의 성을 물려준다. 결국 2대에 걸치면 어머니 성은 사라지고 아버지의 성만 남게 된다. 한국에서 엄마 아빠 성을 모두 딴다고 하더라도 그 엄마의 성은 결국 엄마의 아버지에게서 온 성이다. 이미 있는 성이 모두 남자들의 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성은 지금 시점에서의 여성의 아버지 성에 불과하다. 성 자체가 모계를 .. 더보기
군가산점제도 논쟁 ② - '논점의 범위 설정' 3~4년 전에 학교 수업 시간에 군가산점제에 관해 토론한 적이 있었다. 처음 편을 정할 때는 가산점제 찬성 측이었다. 그런데 토론을 준비하고 갑론을박하면서 생각이 바뀌어 토론 후로는 계속 반대 측이다. 토론을 하면서 느낀 것은 논점의 범위가 뒤죽박죽이 되어, 토론 내용이 헛돈다는 것이다. 찬성측은 주로 논점의 범위를 좁게 보고, 반대측은 넓게 본다. 그러니 아무리 토론을 해도 논점이 모아지지가 않는다. 이 글의 목적은 군가산점제 토론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논점의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가능한 방법 한 가지를 제시하기 위함이다. 군가산점제에 대한 논점의 범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정할 수 있다. 한 가지는 ‘군가산점제’ 그 자체에 대한 좁은 범위고, 다른 한 가지는 한.. 더보기
군가산점제도 논쟁 ① - '상징적 제도' 아래 칼라박스의 내용은 한 친구가 블로그에 ‘설득을 위한 근거’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 중 일부이다. 군가산점제 토론을 할 때 어떤 사람들이 말했다. "군가산점제도는 상징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필요하다" 다른 어떤 이들이 말했다. "군가산점제도는 상징적인 제도일 뿐이니 필요없다". 이런 주장들은 서로에게 설득될 수 없다. 두 주장 모두 “상징적인 제도”라는 모호한 표현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설득을 위한 근거는 실증적이어야 한다. 가령 군가산점제도 수혜를 몇 명이 받을 수 있는지, 혹은 사람들의 군가산점제도에 대한 인식 통계, 대안의 예상 비용 제시나 다른 나라의 좋은 해결법 등의 근거에 기초해 대담한 주장을 해야 한다. 물론 이 예시 근거들은 오직 그 실증성에서 좋다고 평할 수 있을 뿐, 주장을 얼마나 지.. 더보기
'서민'이라는 단어 따져보기 우석훈은 에서 8자형 경제구조의 단절 현상을 설명하며, "'국민경제'라는 표현 대신 '서민경제'가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두 개의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하였다. '서민'이라는 단어는 정부나 정치권에서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자주 쓰이는데, 서민들을 위한 정책, 서민들을 위한 정당, 서민을 대표하는 후보 등등, 주로 서민들을 위한다는 뜻을 전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너무 자주 쓰여 형식적인 표현이라고 치부해도 될 정도다. 서민의 옛 뜻은 평민과 비슷한 일반 백성이었다. 즉, '아무 벼슬이나 신분적 특권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신분제가 있었던 시대에 천인과 양반 사이의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현대에서 사전적 의미는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을.. 더보기
시험에 대해서 (시험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 (2002년 7월 작성) 시험은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물론 이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깊숙히 박혀있는 생활의 일부이고, 피할수 없는 관문입니다. 1년에 4번 내신 시험과, 간간히 치는 모의고사. 게다가 간단히 행해지는 수행평가 시험까지 다 합친다면 한달이라도 시험에서 벗어나는 순간은 없을 것입니다. 자다가도 '이거 시험문제에 낼거다'란 말을 들으면 금방 일어나 별표를 칩니다. 그리고 옆에 시험문제라고 적어놓습니다. 어쩌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수능에 관한 예기와 선배들의 이야기를 할때면 나도 모르게 진지해지고, 심각해집니다. 시험치기 얼마전에는 선생님에게 시험문제 찝어달라고 간절히 부탁하고, 시험공부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원래는 공부를 위한 시험이었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로 바뀐지 오랩니다. 시험을 치는 시험 기간에는 너무 .. 더보기
자유투와 자율학습 (2002년 4월 작성) 농구에선 '자유투'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유투는 상대편의 반칙에 대한 보상으로 수비없이 혼자 슛을 던질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농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알고 계실겁니다. 그 자유투는 분명 이름이 '자유투'입니다. 수비없이 던질수 있다고 해서 자유투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자유투일뿐 그냥 슛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제약이 가해집니다. 우선 자유투는 자유투선을 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던지기 전에는 심판에게 반드시 먼저 공을 주고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슛을 할때 발을 때서도 안됩니다. 그리고 8초안에 슛을 해야 하며 리바운드를 잡으려고 일부러 세게 던져서 안들어가게 해서도 안되며 던지고 나서 바로 안으로 달려 들어가도 안됩니다. 이 모든것이 그냥 슛이었다면 자유로웠을 것입니다. 자유투를 던지.. 더보기
수능대박 (2003년 4월 작성) 새로 받은 명찰에 쓰여있는 글씨다. 누가 이런 유치한 생각을 했는지.. 선생님들 마저 교장의 명문고 명문고 외치는 유치한 말놀림에 넘어가버린건지.. 또 한번의 대박을 위해, 작년선배들 보다 떨어지는 우리 학년을 데리고 어떻게 해야 될지 그 궁리만 하는 다혈질 교장. ... 또 뭔 일인지 모의고사 성적이 30점 이상 오르고 360점 이상 받으면 문화 상품권 한개씩 나눠 준다고 한 3학년 쌤들. 우리를 개로 보는 건지, 개로 만들려는 건지, 인간보단 개로 만들면 끌고 가기 쉽다는 건지. 왜 별것도 아닌 일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서 쌤들 기운 빠지게 하는 논리적 오류를 범하냐고?? .................................. 명찰 맨 위에는 '수능 대박' 그 밑에는 이름. 이름 밑에는 '건.. 더보기
수능 문제에 대한 자기토론 (2003년 8월 작성) 일관성이 없는 한국의 수능 문제에 대해 한두마디 하고자 한다. 수능과 모의고사는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언제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생활 동안 문제를 풀며 항상 느끼는 것은 문제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에는 분명히 아래의 자료를 보고 추론할수 없는 것은? 이라고 묻지만, 한두개의 보기를 제외하고 나머지들은 위 자료를 보고, 혹은 사료를 보고 추론할 수 있는 보기가 아니다. 결국에는 알고 있는 지식으로 풀어야 한다. 황당할 따름이다. 정반대의 예도 있다. 똑같은 아래의 자료를 보고 추론하는 문제지만 이번에는 그 보기의 말은 맞지만 위 자료로 추론할 수 없기 때문에 답이 아니라고 한다. 그야말로 수험생을 약올리는 짓이다. 만약 혼돈하지 않게 문제를 내려면 모든 보기를 자료를 보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