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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사랑 노래를 더 이상 듣지 않는다. 사랑 노래를 더 이상 듣지 않는다. 연인의 노래는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질투심만 유발하기에 듣지 않고이별 노래는 상처의 집행유예까지 지난 마당에 청승 떨기 싫어서 듣지 않고설레는 노래는 마음에 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듣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폰에 저장된 음악 중에 들을 만한 것이 없어 새롭게 내려 받아야 한다. 남녀 관계와 무관한 곡들, 가사가 없는 곡들만을 골라 듣는다. 왜 그리도 많이 사랑 노래를 부르는지, 나 또한 왜 그런 노래들을 많이 들었던지, 나의 무심함에 놀란다. 별로 밝지 않은 현실을 노래로 재생하고 싶지 않다. 더보기
4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시간. 대부분의 노래는 왜 4분 내외일까?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 4분인 걸까. 이 질문을 트위터에 던졌더니 트친 한명이 링크를 걸어줬다. 라는 책에 대한 기사였는데 그 책에 따르면 1948년 엘피가 등장하기 전까지 연속 재생할 수 있는 시간이 4분 30초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4분 내외로 굳어져버렸다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즉 당시 재생 가능 시간이 6분 내외였다면 그쯤에서 보편적인 대중음악의 길이가 정해졌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지금 4분 내외로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에 이보다 많이 길면(가령 6분) 노래가 길다고 느끼며 이보다 너무 짧으면 (가령 2분) Intro로 의심할 정도로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노래의 길이도 트렌트를 따를 수도 있다. 가령 비틀즈 노래는 대부분 3분 이내.. 더보기
Digital Sea (시: 원태연, 낭송: 유지태, 음악: 이철원) 2010년 10월 말 대학원 시험을 마치고 포항으로 돌아가던 버스 안. 뿌옇게 번지는 빛들을 저장했다. 그리고 이 노래가 어울릴 것 같아 붙여봤다. 더보기
눈 앞의 풍경. 음악.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눈에 보이는 풍경들이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개 중에는 어떤 장면과도 어울리는 노래가 있다. 버스를 타고 있어도, 길을 걷고 있어도,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도 카페에 앉아 있어도 어울린다. 내 눈에 보이는 화면으로 바로 촬영이 가능하고, 내 귀에 들리는 음악을 바로 믹싱하여 만들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냥 흘러가버린 그 순간들이 아쉽다. 더보기
나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노래들 (2010. 05) MP3P에 딱 한 곡만 담을 수 있다면? 1. "Let it be" - Beatles 딱 다섯 곡을 담을 수 있다면? 1. "Let it be" - Beatles 2. "Pale blue eyes" - The velvet underground 3. "그 해 봄에" - 유지태(봄날은 간다 OST) 4. "가시나무" - 조성모 리메이크 5. "이젠안녕" - 이병우(기타연주) 딱 열 곡만 담을 수 있다면? 1. "Let it be" - Beatles 2. "Pale blue eyes" - The velvet underground 3. "그 해 봄에" - 유지태(봄날은 간다 OST) 4. "가시나무" - 조성모 리메이크 5. "이젠안녕" - 이병우(기타연주) 6. "사람들은 즐겁다" - 루시드폴 7. "태엽장치.. 더보기
유희 1 - "서울은 흐림" 서울은 흐림 시간은 느림 추억은 그림 그대는 흐림 서울은 흐림 생각은 느림 널그린 그림 기억은 흐림 아무 말도 아무 일도 아무 예감도 없이 아무렇지 않게 하룬 가고 아무 말도 아무 일도 아무 예감도 없이 아무렇지 않게 나도 . . . 시간은 흐림 서울은 느림 그대는 그림 추억은 흐림 랄라랄라랄라라라 랄라랄라 랄라랄라 이적은 흐림 윤석은 느림 타루는 그림 선율은 흐림 랄라랄라랄라라라 랄라랄라 랄라랄라 기약은 흐림 손톱은 느림 지문은 그림 추억은 흐림 랄라랄라랄라라라 랄라랄라 랄라랄라 체온은 흐림 소화는 느림 표정은 그림 마음은 흐림 랄라랄라랄라라라 랄라랄라 랄라랄라 풍경은 흐림 흐르던 느림 이제는 그림 그림은 흐림 랄라랄라랄라라라 랄라랄라 랄라랄라 오늘은 흐린 걸음은 느린 길위에 그린 자취는 흐림 랄라랄라.. 더보기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영화가 나왔다던데..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영화가 나왔다던데, 볼 수가 없다. 서울에서만 개봉을 하던데, 부산까지 내려올지 안 올지도 불확실하다. 서울에 있을 때 소규모 공연은 꼭 보고 오는 게 목표였는데 실패했었다. 거기에 대한 아쉬움으로 집에 내려와서 소규모 앨범 두 개를 질러버렸다. 하나만 더 사면 소규모의 앨범을 다 모으게 된다. 그 이후로는 기회가 될 때마다 선물할 생각이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는 실력보다 너무 안 뜬다 싶은 그룹이다. '더 멜로디'를 제외한다면, 소규모 밴드만큼 알게 모르게 OST, 배경음악 등으로 깊숙히 우리 감성을 자극했던 그룹이 또 있을까. 파스텔뮤직 대표의 강연에서 들은 얘기인데, 일명 성기노출사건을 자행했던 카우치 다음 무대가 소규모아카시아밴드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건 때문에 인디 관련 모든.. 더보기
라이브클럽 '빵'에서 (2009.2.26) 1 발 열개 달린 거미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건반위에서 그 춤이 곧 음악 -'덧'의 무대 뒷편에 비친 그림자를 보며 2 비벼 진동하는 바이올린 위로 새하얀 먼지 같은 것이 떠올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송진가루란다. 음이 휘발하는 것 같았다. 기름 냄새가 나듯이 그러나 그보다 훨씬 좋은 음의 냄새를 귀로 맡았다. 줄은 조금씩 휘발하며 생을 다 한다. -'오주환'과 세션들의 무대 3 공연의 매력은 진동의 발산과 수용의 경로를 단축하는 데 있다. 성대와 악기에서 나온 날(生) 음은 녹음되고. 녹음된 것은 믹싱 되고. 믹싱 된 것은 마스터링 되서. 음원으로 복제된다. 복제된 음악은 재생기에 들어가서 빛이나 전기적 신호로 다시 읽혀져. 스피커로 전달 되어. 내 고막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공연장에서는 날 음이 마.. 더보기
둘이 음악 감상 같은 공기 속에서 같은 공기의 진동을 느낀다 같은 공기를 들이 마실 뿐만 아니라 이 공간 음악으로 가득 차 있는 물질로서의 공기와 매개로써의 공기를 공유하는 이 순간 더보기
짧은 생, 재생, 반복 나는 음악 한 곡을 듣다가 중간에 잘 끊지 못한다. 내 손으로 요절시키는 것 같아서, 끄더라도 볼륨을 줄여가며 페이드아웃을 시킨다. 기가 막히게 좋은 곡도 끊없이 반복되는 윤회의 삶을 벗어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마음을 움직일수록 윤회의 고통은 길어진다. 천번만번 다시 태어나는 노래. 천번만번 다시 만들어지는 세계. 더보기
문화의 '균형'이 물질만능주의를 앞당겨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불확실한 확신 우석훈이 자주 말하는 개념 중에 '균형'이라는 것이 있다. 정말 매력적인 개념이다. 극단적인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말 그대로 균형을 잡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고 할 수 있다. 대학교 평준화에 대한 입장을 들면 확실히 어떤 개념인지 감이 온다. 대학교를 완전히 평준화를 시키자는 쪽과 지금의 서열화를 더 공고히 하여 경쟁을 유도하자는 쪽, 양 극단이 있다. 이 중간에는 서울대를 폐지하자, 몇개만 놔두고 평준화 시키자 등등의 중도, 절충 혹은 어중간의 입장들이 있다. 그런데 '균형'이라는 개념은 중간으로 만드는게 아니라, 두 제도를 공존시키는 방법을 찾아서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 사이의 불균형적인 기회 또한 균형잡히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의 극단적인 대학 서열화가 깨지지 않으.. 더보기
[펜타포트 2008] 내가 몰랐던, 잘은 몰랐던, 알고 있었지만 알고만 있었던. 피터팬 컴플렉스 - 보컬의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리는 듯한 목소리에 듣자마자 반해버렸다.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도 귀를 통해 뇌 속에 울렸다. 펜타포트에서 처음 들었지만 지금도 이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Travis - 내가 좋아하는 색깔의 음악이다. 펜타를 가기 전에 살짝 듣고 갔지만 중독성 있는 노래가 한 둘이 아니다. 따라부르려고 종이에다 뽑아갔지만 결국 다 까먹고 노래 제목을 외치는 부분만 따라했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 with 요조 - 솔직히 요조의 모습을 보는 걸 기대하고 있었지만, 요조는 원래 기가 막히게 맛있던 음식에 시럽을 뿌린 정도랄까. 요조가 노래부른 앨범은 갖고 있고, 나머지 앨범들도 구매할 생각이다. 문샤이너스 - 노래의 멜로디는 귓 속을 뚫고 뇌에 .. 더보기
음반 구매의 우선순위 저작권료 미지불에 대한 아무런 죄책감 없이 공짜를 즐기는 모습을 질타하는 글을 읽고 나면 쥐구멍으로 숨고 싶다. 나는 음악에서도 기회주의자적인 면모를 다분히 보인다. 저작권이 중요한지 알면서도 유독 음악만큼은 관대하다. 저작권 보호가 더 엄격해지기 전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음악을 받으려 한다. 영화는 내려받아서 잘 보지 않는 편이고, 책이나 글은 저작권을 존중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영화는 별로 즐겨 보지 않고,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을 때만 영화관에서 본다. 책이나 글은 나도 블로그에 허접하게나마 글을 쓰는 입장이고 앞으로도 논문이든 뭐든 글을 쓰는 사람이 될 터인데, 누군가가 내 글을 자기가 쓴 것처럼 포장한다면 화가 나리라는 것을 이해한다. 그런데 음악은 영화보다 훨씬 나에게 필요하고, 내가 음악.. 더보기
고통은 평등하다 .... '사람이었네' - 루시드폴 나를 괴롭히는 곡이 있다. 괴롭지만 계속 반복해서 듣게 하는 곡이다. 가사만 봤을 때도 얼어버렸지만 노래까지 들었을 때는 아무 말도 안 나오고 다른 생각은 들지 않고, 가슴이 탁 막히는 듯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먹는 커피, 아무 느낌없이 입는 옷들, 그 속에는 착취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제 3세계의 착취와 시스템의 아래를 차지하는 육체노동자들의 고통을 말하는 책들은 많지만, 나는 한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노래가 더이상 외면할 수 없게 만들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음악이란 이런 노래인 것 같다. 책을 읽어도, 책을 덮어버리면 다시 모른체하며 누리던 것들을 계속 누리겠지만, 노래는 들을 때마다 생각나게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또 모른체 하고 내 배나 채우며 살겠.. 더보기
시는 날개를 달아... 루시드폴 3집 6곡은 듣고 6곡은 남겨 놓았다. 여섯 곡은 노래의 날개를 달았고, 나머지 여섯 곡은 시로 남아있다. 그는 타향생활에서의 벗에 대한 그리움을 앨범의 얼굴로 삼고 싶었던 것 같다. 첫번째 곡과 타이틀 곡, 모두 친구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을 담았다. 아껴 아껴 들으려고 일부러 여섯 곡만 듣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을 다 쓴 후, 나머지 여섯 곡(히든트랙까지 일곱 곡)을 마저 들을 것이다. 아직 듣지 않은 뒤의 여섯 곡은 가사만 읽었는데, 그 느낌이 또 색다르다. 노래의 멜로디를 알게되면, 가사를 읽을 때마다 자동적으로 그 멜로디가 떠올라, 가사만을 못 느끼게 된다. 곡을 듣기 전에 가사만 읽고 음미하는 것도 루시드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인 것 같다. 그리고 감성을 녹여만든 여섯곡을 듣고도 아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