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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책메모] <밈>(수전 블랙모어) 수전 블랙모어의 이라는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를 표방한다. 가 생물 개체의 주인은 개체 자신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해 충격을 던져 주었듯이 또한 생각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주인은 개체 자신이 아니라 유전자다"라는 표현은 유전자를 의인화한 것으로 유전자는 변이되며 전달되지만 개체는 죽는다는 점, 유전자에 의해 개체의 형질이 발현되고 그 형질에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생을 살아간다는 점, 결과적으로 개체 각각은 유전자의 전달체에 불과하다는 점을 말한다. 무심한 (문자 그대로 무심한) 유전자는 자신의 이익에만 (의인화) 관심이 있기에, 그 과정에서 개체들이 어떤 고통을 받는지는 염두해 두지 (의인화) 않는다. 즉, 개개인 각각은 단지 유전자라는 실체의 표현형에 불과할 뿐이다. 의 표현을 빌리자면 .. 더보기
[책메모] <마음의 기원> 3단원: 자연의 적대적 세력과의 투쟁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 교재 을 읽는다. 원서 2판을 번역한 번역서 1판인데, 교재임에도 불구하고 중구 난방 식의 구조다. 번역도 어색하고 책 구성으로 보면 실망스럽지만 진화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워낙에 흥미롭기 때문에 읽고 있다. 그리고 교양서적으로 나오는 진화심리학 책보다는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좋다. 대여한 책이라 매 단원 흥미로운 부분을 메모해 둘 생각이다. 1단원과 2단원은 일단은 넘어가고 본격적인 진화심리학의 설명들이 시작되는 3단원부터 읽는다. 1단원과 2단원은 나머지 단원들을 다 읽고 난 후 볼 생각이다. 03 자연의 적대적 세력과의 투쟁: 인간 생존 문제 먼저 몇가지 재미있는 가설들부터 보겠다. (1) 임신한 여성의 입덧 : 태아 보호 가설 워낙에 유명한.. 더보기
유전자와 표현형 간의 거리에 따른 적응성의 차이와 이에 따른 결과 개체 자신은 영생할 수 없고, 개체의 세포 속에 있는 DNA 중 일부만 후세에 전달된다. 이 DNA 속 정보를 토대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 단백질을 바탕으로 몸과 몸을 조정하는 신경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뇌를 구성하는 신경은 몸을 조정할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정신 세계를 구현하고, 사고능력까지 갖춘다. 이러한 일련의 성장 과정은 생존에 유리한 정보의 축적을 통해 가능해졌다. 축적된 정보의 '발현'은 생성된 단백질을 통해 직접 되기도 하며, 긴 연쇄작용을 거쳐 생성된 신경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되기도 한다. 유전자 '정보'와 '발현' 사이의 단계가 많을 수록 환경의 영향이 커지리라 짐작한다. 유전자 정보는 '표현형'이라는 '발현'을 통해 생존(더 정확히는 유전자 복제)의 유리함을 얻었고, .. 더보기
밈(meme)에 대한 잡상 1. '이기적유전자'에는 밈(meme)이라는 자기 복제자에 대한 설명이 있다. 사회, 문화적인 현상 또한 자기 복제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들만의 진화를 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2. '남기고 싶은 것은 유전자만이 아니다'와, '존재할 확률이 높은 것들이 존재한다'에서 정보라는 개념으로 일반화 시킨 것이 '이기적유전자'에서는 밈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된다. 3. 이전 글에서는 정보의 진화라는 개념도 간접적으로 유전자에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리처드 도킨스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뇌가 정보를 복제할 수 있게 된 순간 새로운 환경 위에 문화, 개념 등의 자기 복제자들이 그들만의 진화를 시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4. 그의 말대로 자기복제자의 성질을 가진 것들은 자기들만의 진화를 한다.. 더보기
무모하고 무자비한 지적설계자? 진화론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 진화 관련 서적를 읽지 않았거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가끔 이런 근거를 댄다. "진화를 통해 지금의 인간이 탄생할 확률은 쓰레기 더미에 회오리가 불어 보잉 747기가 만들어 질 확률이나, 침팬지에게 타자기를 갖다줬을 때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우연히 나올 확률과 비슷하다." 이 말이 맞다면 생명체는 신이 만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사실 위 주장은 맞다. 그런데 거기에는 잘못된 조건이 있는데, 진화는 결코 쓰레기 더미에 회오리 바람이 부는 것처럼 한꺼번에 일어나거나, 침팬치가 타자를 치듯이 한번에 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진화론을 반대하는 사람조차도 "유용한 정보의 축적"을 통해 진화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위와 같은 주장을 할 때는 그 점을 간과한다.. 더보기
표현형의 분포와 적합성 유전 형질은 불연속적인 차이 혹은 연속적인 차이를 보인다. 유전 형질의 차이는 대립하는 유전형질 간의 선택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불연속적인 차이는 표현형에 관계하는 유전자가 소수이고 환경의 영향이 없거나 거의 중요하지 않을 때 나타나며, 고등학교 때 배운 귓불의 끝이 얼굴 살에 붙었는지 떨어졌는지의 여부, 혀말기가 가능한가 아닌가의 여부, 혈액형 등등이 있다. 연속적인 차이를 보이는 유전형질로는 지능, 키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것과 미적 감각, 영적 능력, 운동 신경 등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연속적인 차이는 형질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많으며, 다양한 환경의 영향이 있을 때 발생한다. 키를 예로 들면, 키에 관여하는 유전자(형질)들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다수이다. 성장 호르몬의 분비량.. 더보기
유머라는 미스테리 유머라는 실체가 나에겐 가장 미스테리하다. 다른 인간의 감정들은 대충이라도 설명할 수 있는데, 유머라는 것은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유머가 인간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감정(?)이긴 한데, 유머가 어떻게 처음 발생되었고 그것의 필연성 혹은 우연성에 대해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유머는 사회 내에서의 개인의 인간관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인원수가 그리 많지 않은 집단에서는 리더십이고 뭐고 웃긴 사람에게 구성원 대다수가 몰린다. 조금 더 세련된 단어가 있을 것 같지만, 사회내에서의 '인기'를 좌우하는 첫째가 유머감각이다. 함께 있으면 즐거울 수 있으니 그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어떤 상황 혹은 말이 웃게 만들고(이건 조금만 들여다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왜' .. 더보기
모든 걸 다 진화의 틀에서 보는 습관 '이기적 유전자'의 영향력은 정말 막강하다. 그 책을 읽은 이후로는 모든 것이 다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보이고, 게임이론의 게임으로 보이고, 모든 상황을 ESS로 해석하려 한다. 이게 갈수록 심각해져서, 사소한 사람들간의 가까워지고 멀어지고 하는 관계도 다 정치적인 싸움과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 갈수록 마음이 삭막해져간다. 다행인건, 객관적인 위치에 있을 때만 그런 것들이 보인다. 나와 친한 사람들에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찌됐든. 그저께는 익명의 한 명이 갑자기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먹고 살긴 힘들겠지만 노동운동 같은 걸 하면서 사회의 진보를 위해 애를 쓰며 사는 것과,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과 어느 것이 더 가치있느냐"고. 이런 고민을 하는 친구도 있구나 하는 것에 놀랐고, .. 더보기
마음씨 고약한 놈 - 나의 무의식적 전략 진화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행동하나하나가 전략으로 보인다. 비록 그것이 실질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의식적인 행위는 아닐지랄도,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가져다주는 이점이 지금까지 그 행동양식이 존재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하나 그 행동의 이점을 따지는 것은 그리 좋은 습관이 아니다. 그런데 누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를 진화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그리고 나는 어떤 전략을 택하는가, 나는 왜 이 모양일까를 살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이기적유전자'에서는 특정 전략들의 진화 양상을 주로 게임이론을 써서 설명을 한다.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한다"는 챕터에서는 전체가 게임이론에 대한 설명이다.(아직 그 챕터를 다 읽지는 않았지만.. 더보기
섹스의 목적(생식)과 수단(쾌락)을 보는 이중 잣대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쓴 '섹스의 진화'에서는 인간의 성생활이 다른 종들과 비교해 매우 독특하다고 강조한다. 배란기를 따지지 않고 수시로 하는 섹스들, 남의 눈을 피해서 사랑을 나누는 것, 남자가 자녀의 양육에 관여하는 것 등등 우리가 별다른 생각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성생활 양식들이 사실은 인간으로의 분화과정에서 특화된 것이라고 말한다. 책의 첫 장(章)의 첫 장(張)은 개가 우리와 같은 두뇌를 가지고 있고 우리의 성생활에 대해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지를 가정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거기서 개는 임신할 수 없는 기간(배란일과 거리가 먼 기간, 폐경기 이후 기간, 임신기간 등)에 성관계를 가지는 인간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폐경이라는 것을 겪지 않고, 임신이 가능한 기간에만 교미를 하는 다른 동물로써는 인간의.. 더보기
존재할 확률이 높은 것들이 존재한다 나는 진화에 관심이 많지만 '종의 기원'은 커녕 기본교양서라고 할 수 있는 '이기적 유전자' 조차 읽지 않았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은 단 한 권도 본적이 없다. 'The Science Book'을 4~5년 전에 샀지만 사놓고 제대로 펼쳐보지도 않았고, '이기적 유전자'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조금 읽다가 반납하였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은 읽기 전에 항상 두렵다. 내가 밝혀내고 싶었던 것들을 미리 다 해놓았을까봐. 그것도 나보다 훨씬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해놓았을까봐 두렵다. 그래서 그사람의 책을 보는 건 자꾸만 꺼려지게 되었다.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은 앞으로도 안 읽을 작정이다. "저는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초등학생도 아니면서, 나는 택도 안 되는 능력으로 이 시대.. 더보기
밑의 글, '실낱'에 대한 설명 밑의 글에 '뭔소리야...'라는 댓글이 달려 이 글을 쓴다. 저렇게 뭔소린지도 모르게 뭔가 아는 척하며 글을 쓴 이유는, 뭔가 있긴 한데 나도 그게 뭔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나중에 더 정리가 되면 길게 뭔 소린지 알게 쓰려고 했다. 그런데 그 친구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긴 달아야겠고, 댓글로 달기에는 너무 글이 길어질 것 같아서, 나도 아직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적어보기로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이라는 소설을 보면, 주인공들이 거대한 우주 범선을 만들어 다른 행성을 새로운 인류의 희망을 안고 찾아간다. 베르나르의 소설들에서는 절망적인 인류의 행태들이 자주 서술된다. 특히 텔레비전을 보는 장면을 통해 그 절망을 표현한다. 전쟁과 테러는 끊이지 않고, 세계의 모든 인구가 먹고도 남을 식량이.. 더보기
천사에의 욕망 아쉽게도 우리에겐 날개의 흔적 대신 꼬리의 자국만이 있다 더보기
진화심리학 나는 심리학을 좋아한다.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진화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진화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진화 심리학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다. 또 진화심리학이 심리학 분야에서의 주류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심리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친구한테 물어도 진화 심리학의 입문 책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시중에 나와있는 진화심리학에 관한 서적을 찾아서 읽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처음 고른 책이 '하룻밤의 지식여행' 시리즈 중 하나인 '진화심리학'이라는 책이었다. 페이지 수도 얼마 안 되고, 글보다 그림이 많은 책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진화심리학이 어떤 것인지, 어떤 이론들이 있는지 개략적으로만 알고 싶을 때는 이보다 더 적절한 책은 없는 것.. 더보기
극단적 진화론의 원리 1. 이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물리적, 생물학적, 사회적 진화를 포함하는 일반적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은 생존의 유리함을 통해 현재 살아남아 있다는 것이다.) 2. 진화의 발전 단계(적합도 수치)는 개체들의 평균으로 따져야 하며, 통계적인 편차는 불가피하다. 3. 그러나 통계적인 편차는 불가피함과 동시에 필수적이다. 4. 진화는 유전자의 생존, 개체의 생존, 종의 생존, 전체 생태계의 생존 등 계층적(hierarchical)으로 분리하고 이를 다시 연계해 분석해야 한다. 5. 진화는 적합성이 높은 방향으로 가지만, 그 과정에는 우연이 개입한다. (적합성을 높이는 요소가 아닐지라도, 우연히 적합성이 높은 것과 결합하여 존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