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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은행가의 역설 은행가의 역설돈을 빌려주는 은행가에게는 딜레마가 있다. 보통 돈을 빌려주는 은행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리려고 한다. 은행가는 누구에게 돈을 빌려줄지 힘든 결정을 해야 한다. 이 때 어떤 사람은 신용이 좋고 따라서 돈을 제 때 갚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신용이 나쁘고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할 수도 있다. '은행가의 역설(Tooby & Cosmides)'은 이런 경우에 생긴다. 절박하게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신용이 형편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다. 반대로 돈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신용이 훨씬 나은 사람들이며, 따라서 은행의 입장에서는 절박하게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부를 거절하고 정작 돈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어야 하는 난관에 부딪.. 더보기
'인간관계'의 오타 '인과관계' ‎'인간관계'라는 단어를 타이핑 하다가 곧잘 '인과관계'라고 오타를 낸다. '인간관계'는 얼마나 많은 '인과관계'를 포함하고 있을까. 너와 나는 우연일까. 아니면 어떤 필연의 결과일까. 더보기
인간관계에서의 높은 결집계수가 행복도를 높인다.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그래프 혹은 네트워크에 관해 연구하는 그래프 이론 혹은 네트워크 이론에서는 결집계수(clustering coefficient)라는 것을 정의한다. 결집계수는 말 그대로 얼마나 점들이 결집해 있느냐하는 것이다. 점은 보통 개체를 나타내고 선은 그 개체들 간의 연결을 나타낸다. 즉 개체들끼리 얼마나 함께 묶여서 연결되어 있냐는 것을 수치로 계산한 것이 결집계수이다. 쉽게 설명해보자. 나는 철수와도 친구고 민수와도 친구다. 그럴 때 철수도 민수와 친구면 세명은 삼각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제 내가 가진 모든 친구를 따져보자. 어디까지가 내 친구고 어디까지가 그냥 아는 사이고 어디까지가 동생이나 형이 아니라 친구라 할 수 있을까. 실제 현실에서는 애매한 면들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 세계를 .. 더보기
상담 결과 두 달 간 학생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았다. 진로, 인간관계, 학업, 가족, 친구, 성격 등등 안 한 얘기가 없는 것 같다. 한 주에 한 번씩 했는데 나중에는 할 얘기가 없어서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했다. 결과적으로 상담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상황도 나아졌고 마음도 나아졌다. 성격은 바뀔 것 같지 않지만 뭐가 문제인지는 알게 되었다. 사실 매주 상담사가 해 준 것은 내 말을 들어주는 것, 그리고 듣고 난 후 한마디 씩 조언해주는 것이 전부다. 근데 상담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무슨 정신분석을 요청한 것도 아니잖아. 아무튼 상담이 끝날 때 쯤 해주는 조언은 비슷한 얘기로 수렴한다. 시간이 지나면 잊을 것 같아 정리해 둔다. 1. 그냥 부족하고 모자란 모습을 받아들이면 안 되나. 2. .. 더보기
헌신적 이타행위와 호혜적 이타행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타적 행위’. 인과적 기대이익이 매우 낮거나 경로가 턱없이 길지만 개의치 않음. 주 동기는 자기 내부적 만족. 타인 혹은 집단으로부터 단기간 혹은 장기간의 기대이익이 있기에 단기적 이익을 포기하는 이타행위. 주 동기는 물질적 이득, 긴장 감소 등의 정서적 이득, 명성 등의 상징적 이득. (예시) 호혜적 헌신적 I I I I I 친구, 이웃 간 선물교환 친척 간 선물교환 성인 자녀의 부모 사랑 익명 기부(ARS 포함) 어린 자녀의 부모 사랑 부모의 성인 자녀 사랑 부모의 어린 자녀 사랑 쓰레기 줍기 예절 실명기부 입양 익명의 목격자 제보 구애 에티켓 헌혈 식사 값 지불 떨어진 지갑 찾아주기 더보기
관찰 (3) - 친구방문 A와 B는 누나와 남동생, 남매 간이다. A의 친구 C는 A의 집에서 자고 싶어하나 B는 가족 아닌 사람이 집에 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것을 알고 있던 A는 친구 C에게 먼저 B에게 물어보겠다고 한다. A가 B에게 데리고 와도 되는지 물어보니, B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왜 데리고 오는지를 꼬치꼬치 캐물으며 짜증을 낸다. A는 B가 짜증내는 것을 보고 알겠다며 돌아가 C에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A는 B에게 안 오기로 했다고 전하지만, B는 오히려 화를 낸다. B는 A가 C에게 자신이 C가 오는 것을 꺼렸다고 말했을까봐 노심초사한다. A는 다른 핑계를 댔다고 해명해였다. 그러나 이미 C에게 B한테 가서 물어보겟다고 말한 사실을 알고 있는 B는 틀림없이 C가 알아챘을 것이라 생각한다. B는 A.. 더보기
이상한 마을 아주 이상한 마을이 있다. 편을 가르고, 자기 뒤로 줄을 세우고, 정치를 한다. 여러 세력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하고, 자신들 편이 아니면 보이지 않게 배격하고, 무시하고, 배제한다. 무관심에 받았던 트라우마를 보상받으려 편을 가르고 자기에게 무관심했던 이들에게 복수 아닌 복수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해지리라 그렇게 되리라. 어이쿠 장하십니다. 그 그룹에서 칭송받음을 우쭐해 하는 사람과, 자신도 갈수록 커지는 대세에서 소외되는 게 두려워 어색하게 끼려는 사람과, 다수에게 당하는 무언의 폭력이 싫어, 이미지 관리에만 신경쓰는 사람과, 좋은 게 좋은 거라며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이들. 지위계급의 어떤 경쟁도 있을 수 없는 공평한 곳에서 정치를 하는 이상한 이들. 그들이 '니 우리 편이가.. 더보기
좋아하고 싫어하고 무심하다 타인을 대하는 감정을 아주 단순하게 분류한다면, '좋아한다', '싫어한다', '무심하다' 세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좋아하는 감정의 경우, 동성에게는 '친하게 지내고 싶다' 정도로 해석 가능하다. 나는 타인 한 명을 이 세가지 감정 중 하나로 대하고, 타인도 나를 이 세 가지 중 하나로 느낀다고 할 때, 총 9 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온다. 나는 타인을 타인은 나를 좋아하고 좋아한다 좋아하고 싫어한다 좋아하고 무심하다 싫어하고 좋아한다 싫어하고 싫어한다 싫어하고 무심하다 무심하고 좋아한다 무심하고 싫어한다 무심하고 무심하다 그리고 각각의 상태마다 스트레스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떤 상태는 내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어떤 상태는 더 받는다. 스트레스의 양을 에너지 비용으로 치환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더보기
시기가 다시 왔다 나는 한번씩 주위사람들과 잡고 있던 끈을 칼로 그을 때가 있다. 내가 주로 머물고 있는 공간 속의 사람들과의 일인데, 그렇게 끊어질랑 말랑 하게 만들어 놓고, 나는 내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동안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던 사람들과도 그렇게 위태위태하게 만들어버린다. 나 스스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지쳐버려서 그런다. 보통사람들의 아주 평범한 관계를 유지하는데도 나는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한다. 천성이 혼자 있으려 하는 체질이라. 그래서 보통 하나의 그룹속에서 벗어날 때 쯤이면 한 명, 많아야 두 명 정도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과 있을 때 마음이 편할 정도로 이미 가까워져 있기에 특별한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요즘에 다시 그런 시기가 온 것 같은데, 그래서 혼자 .. 더보기
나도 포함 된 조금 불쌍한 사람들 자기가 착한건지, 도덕적 우월감을 즐기는 건지 모르는 사람. 자기가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소유욕이 강할 뿐인건지 생각도 안 하는 사람. 자기가 사람을 사랑하는 건지, 기억을 사랑하는 건지 구분 못하는 사람. .....은 대체로 불쌍하다. 특히 능력이 없다면. 보통 자기가 어디에 속하는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데, 집착이 있냐 없냐, 그 안에 명상이 있냐 없냐 하는 기준이 있다. 더보기
마음씨 고약한 놈 - 나의 무의식적 전략 진화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행동하나하나가 전략으로 보인다. 비록 그것이 실질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의식적인 행위는 아닐지랄도,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가져다주는 이점이 지금까지 그 행동양식이 존재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하나 그 행동의 이점을 따지는 것은 그리 좋은 습관이 아니다. 그런데 누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를 진화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그리고 나는 어떤 전략을 택하는가, 나는 왜 이 모양일까를 살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이기적유전자'에서는 특정 전략들의 진화 양상을 주로 게임이론을 써서 설명을 한다.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한다"는 챕터에서는 전체가 게임이론에 대한 설명이다.(아직 그 챕터를 다 읽지는 않았지만.. 더보기
2007년 12월 28일 오랜만에 비가 왔다 부산에 오니 여긴 이미 그쳐있었다 땅은 샤워 뒤 젖은 머리처럼 아직 촉촉했다 루시드폴 3집에 '무지개'라는 노래 중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랑, 복잡한 꿈이지만, 이상한 희망이지만, 따라가리" 사랑도 어차피 꿈일 뿐이라는 것을 미래의 현실이 다가와야지만 안다 그래도 무지개를 사진에 담으려 집착하듯 다시 쫓게 되는 꿈 우리는 무지개를 쫓는다 색을 한 데 모아놓았을 뿐인데 아니 뭉쳐있던 빛들을 실타래 풀듯 푼 것일 뿐인데 감기가 걸려 머리가 아프다 생강차를 타주시고, 소금물을 만들어주시고, 내일은 미역국을 해주시겠단다 그래서 머리만 아플 뿐이다 사람에 갇혀버린 방 거긴 빠져 나갈 탈출구도 없다 "사실, 나도 친구가 되고 싶었어" ('라오스에서 온 편지' 중에서) 더보기
사회성 유약 약품에 몸을 푹 담그고 사회성 유약을 바릅니다. 필요할 때 웃어주고, 같이 슬퍼해주고, 적당히 칭찬해서 기분 세워주고, 나도 지키지 못한 충고를 하기 위해 유약을 바릅니다. 유약이 벗겨져 흉측한 기계같은 제 모습이 들킬까봐, 제가 먼저 기계가 되기로 했습니다. 약품 냄새를 많이 맡아 머리가 아픕니다. 그러나 창문을 열면 더 지독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더보기
혼자이고 싶은 욕구의 불안정 평형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몇몇 극 친한 극 소수의 친구들 외에는 연락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 극 소수의 친구들도 항상 먼저 연락이 오는 것이다. 그 오랜 친구들은 내가 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아도 항상 먼저 연락이 온다. 그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나는 사교적이지 못하다. 사람을 다루는게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서투르며, 그래서 먼저 잘 다가가지 않는다. 그 원인은 유머감각의 부재로 인한 자신감의 상실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는 전형적인 말할 거리가 있다. 그래서 조금 덜 어색하다. 하지만 조금 더 친해지는 단계에서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항상 상대방만 얘기를 하다보니 금방 분위기가 어색해진다. 지금까지 만나는 친구들은 오랜 시간의 경과로 말 없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이거나, 어색하지 않을.. 더보기
혼자만의 쇼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지내는 것이 견디기 어려운 것은 내 자신 스스로까지 싫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걸 견디기 위해서라면, 나 또한 그를 싫어할 수밖에 없다. 그의 가치를 깍아내리고, 나를 대등하게 만들기 위해. 그래서 나는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랍시고 억지로 그의 단점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처음에 그를 좋아했던 것은 그를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내가 만들어 낸 그의 단점들이 다시 발견되면 나는 코웃음을 치며 냉소적인 시선을 마음속으로 보낸다. 패인 상처에 눈물이 고인 것을 감추기 위한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내 자신을 속이기 위한 자작극 쇼를 벌인다. 쇼 곱하기 쇼는 되돌아오는 상처뿐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