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PANIC

고등학교 선배들과의 만남 고등학교 동아리 선배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카페에 쓰시던 글들을 보고 존경해 마지않던 분들을 오랜만에 뵙고 처음 뵈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사신다. 독서토론 동아리였기에 시사 문제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작은 보폭이지만 사회를 바꾸기 위한 활동들도 동아리에서 했었다. 나는 물리학과로 진학하였다. 그것도 사회와는 단절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지방의 단과대학으로. 그분들은 계속 고민들과 행동들을 하고 있었고 나는 많이 다른 길을 가며 관심사가 달라졌고 생각들도 바뀌었다. 거진 10년만에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얘기하고 작은 정치적 활동들을 얘기하였다. 어딘가 멀리 유배를 갔다가 오랜만에 세상얘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런 문제들이 있었지, 그런 문제들을 고민했었지, 그렇고 그런 .. 더보기
pPANIC에 썼던 나머지 잡상들 2 자꾸 옛날 기억을 뒤져보는 습관이 있다. 혹시나 안부인사라도 남겨져있을까봐 들어가보는 pPANIC은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었다. pPANIC은 고등학교 시절 독서토론부의 온라인 카페 이름이다. 대부분의 글들을 올렸지만 올리기 좀 그랬던 글까지 마저 올리고 이제 그만 뒤져볼 생각이다. 벌써 10년이 다 되가니까. 월드컵에 관한 다량의 글이 있지만 올리고 싶지 않다. 맹렬한 국가주의자였던 과거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다. 2002년 7월 제목: 불량 이성 교제 방학하면서 나눠준 종이 중 가정 통신문에 "불량 이성교제 지도" 가 있네요. 불량 이성교제가 뭐지? 성관계를 위한 이성교제? 성적이 떨어지는 이성교제? 아니면 불량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교제? 아무데나 불량을 갖다 붙이는군..... 그럼 건전한 이성.. 더보기
pPANIC에 썼던 나머지 잡상들 2002년 9월 나는 무슨 일이든 생각할때 말로 생각한다. 그것도 서울말로.. 말이라고 해서 입으로 말하는게 아니라 머리속의 말이다.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언젠가 생각할때 언어로 생각한다는걸 알고 깜짝 놀랬던 적이 있다. 그냥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깜짝 놀란 이후 그러면 말을 모르는 아기나 동물은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해졌다. 그 생명체들은 느낌으로 생각할 것 같았다. 느낌이라면 감성인가.. 하지만 모호한 언어보다도 느낌이 더 확실하다. 그러나 느낌은 느낌...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참지 못할때 참아야지 참아야지 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인다. 그냥 느낌으로 참으려고 하면 절대 참을수 없을것 같다. 사람이 이성을 가지기 시작한건 말을 만들고 나서 부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03년2월.. 더보기
시침이 없는 시계 (2003년 1월 작성) "지금 몇신데?" "35분" "몇 시?" "몇신지는 몰라, 그냥 35분이야." "몇신지도 볼줄 모르나?" "내 시계엔 시침이 없어." "시침도 없는걸 왜 들고 다니는데." "시계는 시각을 보려고 들고 다니는 거야." "그러니까. 왜들고 다니냐고." "분은 볼수 있잖아." "분만 봐서 뭐하게,, 몇신지를 알아야지." "내가 살던 곳의 시계는 시침이 필요없어. 하루가 60분이거든. 한달은 24일. 1년은 30달로 되어 있어. 12년이 지나면 한세기가 시작됐다고 축제를 열지. 지구라는 곳은 너무 적응하기 힘들어. 내가 아직 적응을 못한 건지는 몰라도 지구에서의 한시간 한시간은 하루처럼 길고 지겨운데, 하루가 지나고 나면 한시간밖에 가지 않은 것 같아. 초등학교 방학생활 책대로 알차고 보람있는 하루를 살고 싶은.. 더보기
꿈은 조각이다. (2003년 1월 작성) 꿈은 조각이다. 하나씩 깍아나가는.. 꿈의 모양을 만들기 위해 하나씩 깍아나간다. 실수를 해서 조각이 떨어져나가면 크기는 원래의 목표보다 작아진다. 실망하지만 상관없다. 금방 적응한다. 꿈은 웬만한 실력을 가지지 못하면 원래의 모양대로 만들지 못한다. 변형되고, 작아지고, 원래 모양과는 다른, 그럴듯한 다른 모양을 따라간다. 그리고 자족한다. 원래의 꿈과는 다르지만 이것도 제법 괜찮다고 자족한다. 꿈은 석고 조각처럼 연습이 없다. 언제나 실전이다. 조각의 재료도 각각 다르다. 그 재료의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꿈의 모양을 만들려고 하면 낭패를 보고 만다. 누구나 처음 스케치 할때는 마음먹은대로 잘 될것 같다. 하지만 하다 보면 쉬운게 아니란 걸 안다. 간혹 가다 아주 아름다운 조각을 깎은 사람도 있다. 하.. 더보기
시험에 대해서 (시험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 (2002년 7월 작성) 시험은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물론 이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깊숙히 박혀있는 생활의 일부이고, 피할수 없는 관문입니다. 1년에 4번 내신 시험과, 간간히 치는 모의고사. 게다가 간단히 행해지는 수행평가 시험까지 다 합친다면 한달이라도 시험에서 벗어나는 순간은 없을 것입니다. 자다가도 '이거 시험문제에 낼거다'란 말을 들으면 금방 일어나 별표를 칩니다. 그리고 옆에 시험문제라고 적어놓습니다. 어쩌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수능에 관한 예기와 선배들의 이야기를 할때면 나도 모르게 진지해지고, 심각해집니다. 시험치기 얼마전에는 선생님에게 시험문제 찝어달라고 간절히 부탁하고, 시험공부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원래는 공부를 위한 시험이었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로 바뀐지 오랩니다. 시험을 치는 시험 기간에는 너무 .. 더보기
시간은 만병통치약. (2002년 9월 작성) 나의 고민을 해결해줄 사람을 찾아 이런 저런 수소문 끝에 시간이란 이는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게다가 시간은 관대하기 까지 해서 돈도 받지 않고 무상으로 해결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화내지 않고 해결해 준단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당장 시간이란 이를 찾아 나섰다. 예상외로 쉽게 시간을 찾아 시간에게 물어보았다. "나의 이 문제를 해결할수 있겠니?" 시간은 잠시 고민하더니.. "음.. 내가 해결 못하는 문제는 없어.. 하지만 너의 문제는 시간이 좀 걸리겠다." "그럼 언제쯤 해결할수 있을까?" "나도 장담 못하겠어. 제법 걸릴꺼 같아." "제법이 언제까진데?" "음.. 어쩌면 니가 죽기 진전 쯤에야 해결될지 몰라. 하지만 꼭 해결해줄께,걱정마. 내가 해결못하는 문.. 더보기
꿈은 꿈대로 남겨둬 (2002년 10월 작성) 구름을 타고 싶었다. 어렸을때부터 구름을 타보고 싶었다. 만화에서 나오는 것 처럼 푹신 푹신한 솜이불일 것 같은. 배고프면 솜사탕처럼 떼먹을수 있을 것 같은. 나는 죽기전에 꼭 한번 구름을 타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발명가가 됐다. 나도 저 하늘의 새처럼 날아야 했다. 저 새처럼 날아야 구름위에 앉을수 있다. 이름을 '새처럼'으로 정하고 하늘을 나는 기구를 발명하기 시작했다. 수천번의 시도와 시련이 있었다. 그러나 한가지 일념으로 발명에 몰두했다. '새처럼' 은 날이 갈수록 점점더 개발됐다. 조금씩 더 높이, 오래 날수 있었고. 나는 어렸을적 꿈을 이룰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미친놈이라고 했다. 내가 모든 생계를 제쳐두고 이 일을 하는건 아니지만 미친놈이라고 했다. 상관 없었다. 남에.. 더보기
우주소리 (2002년 11월 작성) 어제 저녁 방바닥에서 왼팔을 베개 밑에 집어 넣고 왼쪽 귀를 베개에 파 묻은뒤 우주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니 우연히 들렸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우주가 움직이는 소리. 그건 절대로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아니었다. 더보기
왕자병 (2003년 4월 작성) 나는 왕잔데.. 왜 잘생기지 않았을까.. 나는 왕잔데 왜 키가 크지도 않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없는 걸까. 나는 왕잔데, 그런데 왜 싸움도 못하고 똑똑하지도 못할까. 나는 왕잔데 왜 사랑하는 이웃나라 공주 하나 없을까. 더보기
자유투와 자율학습 (2002년 4월 작성) 농구에선 '자유투'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유투는 상대편의 반칙에 대한 보상으로 수비없이 혼자 슛을 던질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농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알고 계실겁니다. 그 자유투는 분명 이름이 '자유투'입니다. 수비없이 던질수 있다고 해서 자유투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자유투일뿐 그냥 슛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제약이 가해집니다. 우선 자유투는 자유투선을 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던지기 전에는 심판에게 반드시 먼저 공을 주고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슛을 할때 발을 때서도 안됩니다. 그리고 8초안에 슛을 해야 하며 리바운드를 잡으려고 일부러 세게 던져서 안들어가게 해서도 안되며 던지고 나서 바로 안으로 달려 들어가도 안됩니다. 이 모든것이 그냥 슛이었다면 자유로웠을 것입니다. 자유투를 던지.. 더보기
Re:쳥산애 살어리 랏다. (2002년 5월 작성) 니가 제일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이 뭐냐. 이 프로그램만은 매주 꼭 봐야 된다는 그런 프로그램 말이야. 나는 개그콘서트를 좋아하니까 이 프로그램을 예로 들께. 개그콘서트는 일요일 마다 하지. 그러니까 지금부터 일요일까지 계속 개그콘서트만을 생각하는거야. 하루종일 생각하는건 불가능일 테니까 틈나는 대로 개그콘서트를 볼 것을 생각하고 기대하는 거야.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그 기대는 커지겠지. 생각 또 생각, 기대와 기대, 집착에 가까워 질때가지 생각하고 기대해. 그 기대는 일요일에 절정에 이르겠지. 개그콘서트가 시작하는 밤 9시까지 최대한 흥분의 상태로 끌어올려. 그리고 딱 개그콘서트가 시작할때는 TV를 끄고 다른 일을 하는거야. 어떤일을 해도 좋아. 책을 읽어도 좋고, 서점에 책 구경을 가도 좋고, 가족들과 .. 더보기
Re:Re:Re:지난 글들을 읽었어. (2002년 5월 작성) 나도 가끔 옛날에 쓴 글을 읽으면서(나는 엣 글이 별로 없다) 내가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지, 또 얼마나 많이 잃었는지 느낀다. 그 당시에는 그 시절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를 왜 몰랐을까. 그걸 알았다면 좀더 많은 글과 좀더 많은 사진을 남겼을텐데. 하지만 이 시점에서 다시 8~9년이 흐른 뒤에 지금 내가 쓴 글을 다시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지금과 똑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때는 분명 지금보다 더 발전해 있겠지.(지식적인 측면에서)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를 잃어가고, 현실에 부딪혀서 사회와 타협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우울해진다. (그렇게 되면 안되겠지.) - 색깔의 합성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더하면 더할수록 밝아지는 빛의 합성이고, 다른 하나는 더하면 더할수록 칙칙하고 어두워.. 더보기
인간의 가장 큰 불행 두가지.. (2002년 3월 작성) 인간의 가장 큰 불행, 두가지중 하나는........ 소중한 것은 잃고 나서야 그것이 소중했던 것임을 깨닳는 것입니다. 나머지 하나의 불행은... 오랜세월 간절히 원했던걸 힘들게 얻고 나서야 그것이 무의미한 집착이었 다는 것을 깨닳는 것입니다. 더보기
현실적인 것이란... (2002년 5월 작성) 토론에서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만만한 인터넷에서 글을 긁적입니다. 토론하기 전과 토론 중에는 뭐라고 말할지 생각하는데, 말을 시작하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적절한 단어도 생각이 안나고, 말도 더듬고, 목소리는 떨리고, 머리가 깜깜해집니다. 사실 '당신들의 대한민국' 책의 군 문제 부분도 읽었었는데, 토론할때는 내용이 통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노영민 선생님이 바라는 뭔가가 그건것 같았는데. 처음이라서 그렇겠죠. 라고 위안을 합니다. 본론을 예기하겠습니다.(저는 제생각을 예기할 뿐입니다. 너무 귀담아 듣거나, 비판하려고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토론중에 OO가 전세계의 군대를 없애는 건 어떻겠냐고 했을때 선배들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현실성이 없다. 라고 하셨습니다. (선배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렇..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