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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가 다시 왔다

나는 한번씩 주위사람들과 잡고 있던 끈을 칼로 그을 때가 있다.
내가 주로 머물고 있는 공간 속의 사람들과의 일인데, 그렇게 끊어질랑 말랑 하게 만들어 놓고, 나는 내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동안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던 사람들과도 그렇게 위태위태하게 만들어버린다.

나 스스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지쳐버려서 그런다. 보통사람들의 아주 평범한 관계를 유지하는데도 나는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한다. 천성이 혼자 있으려 하는 체질이라. 그래서 보통 하나의 그룹속에서 벗어날 때 쯤이면 한 명, 많아야 두 명 정도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과 있을 때 마음이 편할 정도로 이미 가까워져 있기에 특별한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요즘에 다시 그런 시기가 온 것 같은데, 그래서 혼자 있으려 하고, 건방지게 대하고, 기분 나쁜 말을 던지고, 함께 노는 자리를 피하고 있다.

긴밀하게 엮일 수밖에 없는 공간 속에서 다수의 사람들이랑 계속해서 관계를 친밀하게 유지하는 것은 나에겐 불가능하기에 이런 시기가 필요하다. 이러다가 다시 에너지가 충전되면 새로운 차원에서 친밀함을 넓히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니 지금은 혼자 있으려고 할 때 그냥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