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OO이가 밑에 기분 좋은 글을 써서
분위기 망치기 싫지만
한가지 말해주고 싶은게 있어서..
후배님들.. 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
꼭 학교 공부 뿐만 아니라 세상 공부도 열심히 하고 계실꺼라 믿는다.
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른게 아니라 공부에 관한 거야.
우리는 경쟁이라는 체제 안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서열화, 결과 지향 주의 속에 싸여 이래 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지.
다른 데도 신경 쓸게 많은 데 말이야.
어찌 됐든 우리는 경쟁에서 이겨야 되고, 누군가는 떨어져야 되고, 그 누군가에 우리는 끼지 않게 노력 해야 되잖아.
음..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경험자로서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해주고 싶어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꼭 우리부 안에 있으라는 건 없지만 혹시 있다면 해서 말이야.
수학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그랬어.
고등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수학 정석을 다 때야 된다는 말을 듣고 입학전 방학때 열심히 풀었었지.
그냥 고등학교 수학도 어려웠는데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집을 선택했으니 좌절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겠지.
그래서 100 페이지 쯤 가다가 그만 두었고, 아마 그때부터 수학에 대한 공포감 같은게 생긴 것 같아.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오게 되었고, 수학 수업을 받게 되었지.
그런데 있잖아. 그러고 나서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초 까지 문제집을 하나도 안 풀었어.
그냥 교과서 봐라는 거 보고, 교과서만 했었지.
교과서도 어려운데 어떻게 문제집을 푸냐고 생각했지.
그렇게 1학년이 지나고 2학년 반이 지나갔어.
그런데 문제집을 풀지 않은 이유 중에 이런 생각을 가졌기 때문도 있어.
어떤 생각이었냐면 말이야.
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고등학교 까지는 세계에서 수학을 날고 기고 하다가 대학에 들어가면 세계무대에서 잽도 날리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가 너무 문제를 많이 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흔히들 말하는 주입식 교육.
주입식 교육이 아닌 선진 수학 나라에서는 (그러니까 고등학교때는 못하다 대학에선 우리나라를 재껴버리는)
문제의 풀이보단 개념의 이해나 증명을 중심에 둘거라고 나름대로 생각했지.
그래서 친구들 중에는 열심히 문제집을 풀기도 했고, 선생님도 책 말고 문제집을 꼭 봐라고 했지만 그렇게 문제를 많이 풀어서 비슷한 유형이 나오면 맞추는 거는 진짜 실력이 아닌 것 같았어.
스스로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외워 버린 거지.
그래서 나는 이런 주입식 교육에 살아남고자 (ㅡㅡ;) 문제를 많이 풀지 않기로 했지.
사실은 귀찮음과 두려움의 핑계지만 말이야.
성적은 대충대충 유지하며
어쨌든 그렇게 1학년이 흘러갔는데..
2학년때는 조금씩 두려워 지더라.
그래서 EBS 문제집을 사서 그걸 조금씩 풀었지.
여전히 교과서만 풀면서 말이야. 그리고 방학때는 선생님이랑 수업한 문제집이랑.
아.. 이러다가 너무 길어지겠다. 빨리빨리 넘어가께.
그렇게 2학년의 대부분을 보내고 2학년 말에가서 확률이 재밌어서 처음으로 개념원리의 확률 부분을 깔끔하게 풀었지.
(아. 빠져 먹은게 있는게 있는데 중간 중간에 개념원리 문제집을 풀려고 시도해 봤지만 내 실력엔 터무니 없이 어려워서 그만 두었었다.)
음.. 아까 1학년때는 대충대충 성적을 따라갔다고 했지만, 2학년때는 모의고사에서 쳐지기 시작하더라.
친구들은 모두 학원에서 준 문제도 풀고, 문제집도 풀고, 정석도 항상 펴고 있고, 정말 두려워지기 시작했지.
2학년 말부터는 나도 친구에게서 받은 문제집, 선배에게서 받은 문제집 등을 풀기 시작했어.
여전히 정석이랑 개념원리는 두려움에 손을 못대고.
그렇게 그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문제집을 풀고 있어.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된줄 알어?
엄청 힘들단다.
모의고사에서 수학문제가 쉽게 나오면 어느정도 풀지만(쉬운문제는 풀어봤으니까.)
까다롭게 나오면 시험지에 반짝반짝 별이 무더기로 뜨지.
나는 큰 실수를 한거야.
첫번째 실수는 경험이란걸 무시 했단 거야.
다른 친구들이 수없이 문제를 풀고, 문제를 보자 마자 이건 이렇게 푸는 거야. 라고 할때마다 그건 진짜 실력이 아니라서 결국엔 그런 애들이 질거라고 생각한 실수.
길거리 농구에서 정말 잘하는 선수들 있잖아. 드리블도 정말 화려하게 하는 애들. 그런 애들 보면 프로도 이기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프로랑 붙게 되면 프로와 실력차가 비교도 되지 않는데. 아무리 잘하고 실력이 있더라도 프로랑은 차원이 틀린거지.
프로 중에는 그들 처럼 화려한 드리블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도 있지만 엄청난 연습과 노력의 결과를 그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거야.
하루에도 3점슛, 자유투는 수천번씩 던지는 프로를 따라간다는 건 불가능 하다고 하겠지.
다시 수학으로 돌아오자면,
그래 솔직히 말해서 나는 내 머리를 너무 믿었고 나중에 다 될줄 알었어. 개념원리 정석에 있는 문제 풀줄 몰라도, 수능에 가면 초과능력이 발휘되서 다 풀릴줄 알았지. 물론 아직 수능은 안쳤지만, 절대 그건 불가능 하다는 걸 깨달았어.
수능 대박이란건 없다는 거야.
두번째 실수는,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을 거부했다면 다른 대체 방법을 택했어야 했지만, 게을러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거야.
정말로 선생님이 숙제 내주신 것만 풀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쓰지 않는 뇌는 다 굳어버린 거지.
제대로 할 꺼였으면, 수학의 증명을 중점적으로 보고 개념을 보다 폭 넓게 이해 하려고 했어야 됐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또 그렇게 깊이있게 할 능력도 없다는 걸 생각 하지 못했지.
두가지 실수 중에 한가지만 하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것 같아.
결국 처음부터 다시 문제도 많이 풀려 하는데,
죽도 밥도 개밥도 안된 것 같아.
나중에 결과야 어떻게든 잘나와야 겠지만, 결과를 떠나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는다.
이것 저것 해보고 안된 거라면 못 된 거니까 후회되진 않지만 (그때는 또 머리를 자책했겠지.), 안 한건 정말 후회되.
너희들에게 문제푸는 기계가 되라는 걸 말해주려고 하는게 아냐.
경험과 노력을 무시하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혹시나 있을까봐 그러는 거야.
경험에서 문제를 푸는 능력도 진짜 실력이란걸 말해주고 싶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력없인 아무것도 얻을수 없다는, 그냥 듣고 무시해버리는 말을 해주고 싶어.
다른 과목들도 할 말이 많지만.. (다 비슷비슷하게 기존의 체제를 무시만 하다 절망에 빠져 있지.) 별로 쓸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만두께.
재미없는 예기를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OO이가 밑에 기분 좋은 글을 써서
분위기 망치기 싫지만
한가지 말해주고 싶은게 있어서..
후배님들.. 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
꼭 학교 공부 뿐만 아니라 세상 공부도 열심히 하고 계실꺼라 믿는다.
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른게 아니라 공부에 관한 거야.
우리는 경쟁이라는 체제 안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서열화, 결과 지향 주의 속에 싸여 이래 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지.
다른 데도 신경 쓸게 많은 데 말이야.
어찌 됐든 우리는 경쟁에서 이겨야 되고, 누군가는 떨어져야 되고, 그 누군가에 우리는 끼지 않게 노력 해야 되잖아.
음..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경험자로서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해주고 싶어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꼭 우리부 안에 있으라는 건 없지만 혹시 있다면 해서 말이야.
수학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그랬어.
고등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수학 정석을 다 때야 된다는 말을 듣고 입학전 방학때 열심히 풀었었지.
그냥 고등학교 수학도 어려웠는데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집을 선택했으니 좌절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겠지.
그래서 100 페이지 쯤 가다가 그만 두었고, 아마 그때부터 수학에 대한 공포감 같은게 생긴 것 같아.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오게 되었고, 수학 수업을 받게 되었지.
그런데 있잖아. 그러고 나서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초 까지 문제집을 하나도 안 풀었어.
그냥 교과서 봐라는 거 보고, 교과서만 했었지.
교과서도 어려운데 어떻게 문제집을 푸냐고 생각했지.
그렇게 1학년이 지나고 2학년 반이 지나갔어.
그런데 문제집을 풀지 않은 이유 중에 이런 생각을 가졌기 때문도 있어.
어떤 생각이었냐면 말이야.
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고등학교 까지는 세계에서 수학을 날고 기고 하다가 대학에 들어가면 세계무대에서 잽도 날리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가 너무 문제를 많이 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흔히들 말하는 주입식 교육.
주입식 교육이 아닌 선진 수학 나라에서는 (그러니까 고등학교때는 못하다 대학에선 우리나라를 재껴버리는)
문제의 풀이보단 개념의 이해나 증명을 중심에 둘거라고 나름대로 생각했지.
그래서 친구들 중에는 열심히 문제집을 풀기도 했고, 선생님도 책 말고 문제집을 꼭 봐라고 했지만 그렇게 문제를 많이 풀어서 비슷한 유형이 나오면 맞추는 거는 진짜 실력이 아닌 것 같았어.
스스로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외워 버린 거지.
그래서 나는 이런 주입식 교육에 살아남고자 (ㅡㅡ;) 문제를 많이 풀지 않기로 했지.
사실은 귀찮음과 두려움의 핑계지만 말이야.
성적은 대충대충 유지하며
어쨌든 그렇게 1학년이 흘러갔는데..
2학년때는 조금씩 두려워 지더라.
그래서 EBS 문제집을 사서 그걸 조금씩 풀었지.
여전히 교과서만 풀면서 말이야. 그리고 방학때는 선생님이랑 수업한 문제집이랑.
아.. 이러다가 너무 길어지겠다. 빨리빨리 넘어가께.
그렇게 2학년의 대부분을 보내고 2학년 말에가서 확률이 재밌어서 처음으로 개념원리의 확률 부분을 깔끔하게 풀었지.
(아. 빠져 먹은게 있는게 있는데 중간 중간에 개념원리 문제집을 풀려고 시도해 봤지만 내 실력엔 터무니 없이 어려워서 그만 두었었다.)
음.. 아까 1학년때는 대충대충 성적을 따라갔다고 했지만, 2학년때는 모의고사에서 쳐지기 시작하더라.
친구들은 모두 학원에서 준 문제도 풀고, 문제집도 풀고, 정석도 항상 펴고 있고, 정말 두려워지기 시작했지.
2학년 말부터는 나도 친구에게서 받은 문제집, 선배에게서 받은 문제집 등을 풀기 시작했어.
여전히 정석이랑 개념원리는 두려움에 손을 못대고.
그렇게 그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문제집을 풀고 있어.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된줄 알어?
엄청 힘들단다.
모의고사에서 수학문제가 쉽게 나오면 어느정도 풀지만(쉬운문제는 풀어봤으니까.)
까다롭게 나오면 시험지에 반짝반짝 별이 무더기로 뜨지.
나는 큰 실수를 한거야.
첫번째 실수는 경험이란걸 무시 했단 거야.
다른 친구들이 수없이 문제를 풀고, 문제를 보자 마자 이건 이렇게 푸는 거야. 라고 할때마다 그건 진짜 실력이 아니라서 결국엔 그런 애들이 질거라고 생각한 실수.
길거리 농구에서 정말 잘하는 선수들 있잖아. 드리블도 정말 화려하게 하는 애들. 그런 애들 보면 프로도 이기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프로랑 붙게 되면 프로와 실력차가 비교도 되지 않는데. 아무리 잘하고 실력이 있더라도 프로랑은 차원이 틀린거지.
프로 중에는 그들 처럼 화려한 드리블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도 있지만 엄청난 연습과 노력의 결과를 그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거야.
하루에도 3점슛, 자유투는 수천번씩 던지는 프로를 따라간다는 건 불가능 하다고 하겠지.
다시 수학으로 돌아오자면,
그래 솔직히 말해서 나는 내 머리를 너무 믿었고 나중에 다 될줄 알었어. 개념원리 정석에 있는 문제 풀줄 몰라도, 수능에 가면 초과능력이 발휘되서 다 풀릴줄 알았지. 물론 아직 수능은 안쳤지만, 절대 그건 불가능 하다는 걸 깨달았어.
수능 대박이란건 없다는 거야.
두번째 실수는,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을 거부했다면 다른 대체 방법을 택했어야 했지만, 게을러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거야.
정말로 선생님이 숙제 내주신 것만 풀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쓰지 않는 뇌는 다 굳어버린 거지.
제대로 할 꺼였으면, 수학의 증명을 중점적으로 보고 개념을 보다 폭 넓게 이해 하려고 했어야 됐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또 그렇게 깊이있게 할 능력도 없다는 걸 생각 하지 못했지.
두가지 실수 중에 한가지만 하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것 같아.
결국 처음부터 다시 문제도 많이 풀려 하는데,
죽도 밥도 개밥도 안된 것 같아.
나중에 결과야 어떻게든 잘나와야 겠지만, 결과를 떠나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는다.
이것 저것 해보고 안된 거라면 못 된 거니까 후회되진 않지만 (그때는 또 머리를 자책했겠지.), 안 한건 정말 후회되.
너희들에게 문제푸는 기계가 되라는 걸 말해주려고 하는게 아냐.
경험과 노력을 무시하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혹시나 있을까봐 그러는 거야.
경험에서 문제를 푸는 능력도 진짜 실력이란걸 말해주고 싶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력없인 아무것도 얻을수 없다는, 그냥 듣고 무시해버리는 말을 해주고 싶어.
다른 과목들도 할 말이 많지만.. (다 비슷비슷하게 기존의 체제를 무시만 하다 절망에 빠져 있지.) 별로 쓸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만두께.
재미없는 예기를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