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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맞추기 (2003년 4월 20일, 고3 때 작성)

모두 앉아 조각 맞추기 퍼즐을 하고 있다.
모두에게 똑같은 조각들이 주어지고, 선생은 맞추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맞추는 방법은 간단하다.
마루와 골 데로, 凹 와 凸 대로
그냥 끼워 맞추면 된다.
조금 어려운 조각이 나와도 이리저리 한방향씩 다 해보면 그중에 맞는게 나오기 마련이다.
선생은 이 조각을 빨리 완성하면 너희들에게 좋은게 기다리고 있을 꺼라고 했다.
돈과 명예, 어깨에 힘주고 다닐수 있는 지위가 주어진다고 한다.

수업 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도 일부 사람들은 조각 맞추기를 계속한다.
빠른 손동작이 없는 사람은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조각맞추기에 써야 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도 그 조각이 무슨 그림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처음에도 궁금하지 않았으랴.
선생에게 물어보면 선생은 몰라도 된다고 했다.
어차피 이게 끝나면 버리게 될 그림인데 그냥 열심히 해라고 했다.
그 이후론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고 그냥 시키는 데로, 조각을 맞춘다.

아무도 이 조각들이 무슨 그림인지 알지 못한다.
어떤 그림의 조각들인지 하나 하나 생각해 보며 조각을 맞춘 이는, 속도에 쳐져 낙오자가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