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들어가 처음 일을 시작하면 업무처리도 미숙하고 시간관리도 엉망이다. 남들만큼이나 남들보다 더 오래 앉아 있는 것 같은데도 일의 진도는 안 나가고 결과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런 사정은 봐주지 않고 상사는 계속 일을 푸시하고 그럼 어쩔 수 없이 야근이 연속된다.
야근을 오래하다보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 그 자리에서 확연히 느껴진다. 술을 먹고 알코올이 몸을 괴롭히는 느낌처럼 스트레스가 배출되지 못하고 순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한 일상이 지속되다보면 심리적으로는 무덤덤해진다. 칼퇴에 대한 기억은 가물어지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당연시해진다.
눈치가 보여 칼퇴를 못 하는 것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상사가 없더라도 불안한 마음에 퇴근하지 못한다. 야근비를 꼬박꼬박 챙겨주는 회사라면 야근을 하지 않으면 당연한 수입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몸이 적응하고 마음이 적응하면 그때부터는 일이 많든 적든 야근을 하게 된다. 타의적으로 워커홀릭이 된다.
이제 칼퇴를 할 수 있는 날에도 끝나고 뭘 해야 할 지 모르고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길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