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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으로 (2003년 6월 1일 작성)

세상이라는 커다란 공간속에 하나의 점을 차지하고 있는 내 자신이.

세상의 법칙이라는 것이 그 누구에게도 예외가 아니라, 그래서 나에게도 예외가 아니라, 겨우 이 안에서만 움직이고, 질소를 마시고 질소를 내뱉고.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는 유전자 코드는 지울수 없고, 이리저리 목을 조여보다 포기하고 마는 개처럼 그렇게 체념하게 되고.

그래, 이렇게라도 살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핵력과 분자간 인력이라는 법칙이 있기 때문이라고,

법칙은 나를 위해서 존재하진 않지만 나를 정의해 버렸다.

어떻게든 그 법칙을 알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내가 결국은 그것을 알아버리더라도, 그 법칙을 가질순 없다.

이리저리 뒤져서 좋아하던 사람의 이름, 생일, 취미를 다 알아버리더라도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는 것 처럼.



엔트로피나 늘리다 결국 나를 이루던 분자들은 모두 흩어져 버릴테지.

어느 미생물의 몸에 들어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