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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연구 1] 배트 든 이대호 100명 vs 코끼리

한때 논란을 일으켰던 이대호 100명과 코끼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주제에 대해서 한번 파보려고 합니다.

우선 여러 가정이 필요합니다. 나무 배트인지, 알루미늄 배트인지, 코끼리는 인도코끼리인지 아프리카 코끼리인지, 전투하는 환경은 어떤 곳인지에 따라서 분석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 상황에 따라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심층분석해보겠습니다.

논의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결론부터 정리하고 근거를 설명하겠습니다.

배트 종류 코끼리 종류 전투 장소 결과
알루미늄 인도코끼리 넓은 공간 팀 이대호 승리
알루미늄 아프리카코끼리 넓은 공간 박빙 (팀 이대호 우세)
나무 인도코끼리 넓은 공간 박빙 (팀 이대호 우세)
나무 아프리카코끼리 넓은 공간 박빙 (코끼리 우세)
알루미늄 인도코끼리 밀폐 공간 박빙 (코끼리 우세)
나무 인도코끼리 밀폐 공간 코끼리 승리
나무 아프리카코끼리 밀폐 공간 코끼리 승리
알루미늄 아프리카코끼리 밀폐 공간 코끼리 승리

그럼 전투 결과에 미치는 각 요소에 대한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1.     이대호의 스윙 파워

이대호의 스윙 파워를 직접적으로 측정한 예시는 없기에 이대호의 매 스윙이 홈런을 만들어낸다고 가정하고 계산해보겠습니다. 홈런을 치려면 일반적으로 배트 스피드가 시속 140km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배트 무게가 1kg 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때 500~700J() 수준의 운동에너지가 발생합니다. 격투기 선수처럼 훈련된 성인 남성의 펀치가 300~450J 수준임을 감안할 때 그 두배 정도 세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공간상 어렵겠지만 100명의 이대호가 한꺼번에 배트를 휘두른다면 5~7J 정도의 충격이 코끼리에게 가해지는 것입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대형 맹수의 앞발 공격 에너지는 대략 1000~2000J 정도입니다. 배트 타격이 한 번에 가해진다고 했을 때는 30마리 이상의 맹수가 공격하는 것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2.     알루미늄 배트 vs. 나무 배트

배트의 소재에 따라 타격 위력이 달라질 것입니다. 알루미늄 배트는 더 가볍고 반발력이 커서 같은 힘으로 휘둘러도 공이 나무 배트보다 약 5~10% 더 빠르게 날아갑니다. 이는 충격 에너지가 그만큼 증가한다는 의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알루미늄 배트는 나무 배트보다 내구성이 훨씬 높다는 점입니다. 코끼리와의 싸움에서 배트가 파손된다면 치명적입니다. 나무 배트는 강한 충격을 반복하면 균열이 가거나 부러질 위험이 있습니다. 알루미늄 배트도 찌그러질 수는 있지만 웬만해서는 부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3.     코끼리의 피부 두께와 방어력

인도코끼리는 약 2.5~6, 아프리카코끼리는 3~8톤 정도의 체중을 가집니다. 코끼리의 피부 두께는 2~4cm이며, 등이나 몸통 부분은 특히나 두껍고 질겨서 둔기나 이빨로 인한 외상을 상당 부분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끼리 피부는 의외로 민감해서 통증을 느끼며, , 입주면, 항문처럼 얇은 부위도 존재합니다.

코끼리는 해부학적 방어력도 높습니다. 두개골과 골격이 두껍고 튼튼해서 작은 충격에는 끄떡없고, 장기 역시 두터운 늑골과 근육으로 보호됩니다. 코끼리의 두개골 두께는 수 센티미터 이상이며 내부에 공기동굴이 있어 충격을 흡수합니다. 이대호 100명이 가하는 배트 타격이 코끼리에게 상처를 입히려면, 단순히 피부 표면에 멍이나 통증을 주는 정도를 넘어 뼈나 내장에 누적되는 충격을 가해야 합니다.

4.     코끼리의 공격력

아프리카코끼리는 암수 모두 크고 단단한 상아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코끼리는 수컷만 상아가 있습니다. 엄니인 상아는 2~3m에 수십 kg에 달합니다. 코끼리의 몸통과 함께 상아를 들이받으면 엄청난 관통력과 충격을 냅니다. 또한 코끼리의 코는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강력한 쇠망치와 같습니다. 코로 물체를 휘둘러 때리거나 감아서 집어던질 수 있습니다. 다리로 밟는 행위도 이대호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직접 이 공격에 맞는다면 뼈가 부서지고 치명상을 입을 것입니다.

5.     전투환경 영향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지형이나 공간에서 싸우는지가 중요합니다.

A.      열린 평지

  사방이 탁 트인 평지에서는 1000명의 이대호가 넓게 퍼져서 코끼리를 포위하는 전술을 취할 수 있습니다. 코끼리 주위를 이대호가 둘러싸게 되면, 코끼리가 한 방향으로 돌진하거나 앞의 몇 명을 공격하는 동안 다른 방향에서 배트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자처럼 무리 사냥을 하는 육식동물들의 전략과 유사합니다. 코끼리도 한 번에 한 방향으로만 대응 가능하기 때문에, 후방이나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피격을 당하면 점차 치명타를 입을 수 있습니다. 만약 코끼리가 도망갈 시에도 이대호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면, 열린 공간에서는 코끼리가 도망갈 여지도 있어 그만큼 이대호의 승리 확률도 올라갈 것입니다.

B.      밀폐 공간

큰 창고 정도의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을 가정하겠습니다. 이때는 이대호의 수적 우위를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동시에 코끼리를 둘러싸고 공격하기 힘들고, 한 번에 달려들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됩니다. 또한 코끼리가 공간의 벽을 등짐으로써 등 뒤를 보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이대호는 정면이나 측면 좁은 각도로밖에 접근 못하기 때문에 코끼리의 돌진과 반격에 취약해집니다. 좁은 공간에서는 코끼리의 일격에 여러 명이 한꺼번에 부딪혀 나가떨어질 위험도 높습니다. 또한 혼잡한 실내에서 인간들이 달아나기도 어려워 공포심이 커지고 조직적인 움직임이 무너지기 쉽습니다. 결국 밀폐된 곳에서는 코끼리가 자신의 거대한 힘을 최대한 발휘하여 차례로 인간들을 제압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은 압도적인 공포를 느낄 것이고 우왕좌왕하다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공간이 좁은 만큼 이대호의 배트 공격도 가까이에서 정확히 적중할 수는 있습니다. 코끼리의 얼굴이나 관절 부위 등을 가까이에서 집중 가격할 기회를 잡을 수는 있습니다.

6.     지구력과 전투 지속 능력 비교

일반적으로 인간은 지구력 면에서 강점을 가진 동물로 평가됩니다. 진화 과정에서 오래 달리는 능력을 발전시켜 왔으며, 땀샘이 있어 코끼리 같은 대형 포유류보다 오래 달리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코끼리는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내는 데 적합하지만, 장기간 지속적인 운동에는 약점이 있습니다. 코끼리는 땀샘이 거의 없어 운동 중 체온을 낮추기 어렵습니다. 전투 상황에서는 수십 분 안에도 체온 상승과 탈진의 위험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대호 100명은 개개인의 피로 누적을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교대 공격을 할 수 있으며, 각자 최대 맥박에 도달했다 싶으면 뒤로 빠져 회복하는 식으로 전투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코끼리는 혼자 대처해야 하므로 쉴 틈이 없습니다.

7.     심리적 요인

코끼리는 싸움이 길어지면 공포나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사방에서 자신을 때려대는 공격자들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고 불안정해지면,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눈을 다치거나 소리가 큰 타격이 계속되면 도주 본능을 느낄 가능성도 있죠. 이대호 또한 초반에 겁을 먹을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동료 이대호들이 다치는 모습을 보면 분노나 생존 본능이 올라가 끝까지 싸우려는 투지를 불태울 수도 있습니다. 야구할 때의 이대호라면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8.     조직적 협공 전략

이대호 100명은 단순한 군중이 아니라 오랫동안 야구팀에서의 단체 행동으로 팀워크가 다져진 개인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효과적으로 협공을 할 수 있다면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100명의 이대호는 아래와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A.      포위 및 각개 공격

가능한 많은 방향에서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 주요합니다. 일부는 코끼리의 정면에서 위협하며 주의를 끌고, 그 사이 다른 인원들은 후방과 측면에서 배트로 가격합니다.

B.      약점 부위 집중 타격

이대호는 코끼리의 급소나 약점 부위를 집중적으로 노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눈이나 귀처럼 피부가 얇고 민감한 부위를 가격하면 코끼리에게 심한 고통을 주고 시야를 잃게 만들어 전투력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혹은 다리 관절 부위를 집중적으로 때리면 관절을 손상시켜 이동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귀 뒤쪽이나 관자놀이도 비교적 약하므로 노려볼만 합니다. 이러한 공격 목표 부위를 사전에 잘 분담해야 합니다.

C.      교대 공격과 피로 분산

앞서 말했듯 일부는 공격하고 다른 일부는 대기하면서 체력을 안배해야 합니다. 이 싸움은 이대호 입장에서는 무조건 장기전으로 끌고가야 유리합니다. 인간이 코끼리보다 높은 지구력을 갖추고 있고 여러 명이 분산해서 체력을 소비한다면 코끼리가 지칠 때까지 장시간 전투를 벌이는 것으로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9.     정리

정리하면 팀 이대호가 이길지 코끼리가 이길지는 어떤 배트를 쓸지, 어떤 공간에서 싸우는지, 협공은 얼마나 체계적으로 이루어질지, 초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 등에 달려 있습니다. 효과적으로 분산공격이 이루어진다면 코끼리 같은 대형 동물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생태 사례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한 사례에서는 사자 26마리가 협공하여 성체 코끼리 한 마리를 잡은 기록이 있습니다. 이대호 100명과 사자 26마리의 공격력을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조직력 및 전략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팀 이대호가 유리하다고 한다면 사자 26마리를 능가하는 공격력을 갖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조직적으로 협공하며, 지레 겁먹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가정하에, 넓은 공간에서 알루미늄 배트로 싸운다면 팀 이대호가 코끼리를 이길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이 조건들 중 하나씩 빠질 때마다 승리 확률은 떨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