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적응자인지 비적응자인지 부적응자인지 묻곤했다.
미적응자는 아직 적응하지 못한 자, 즉 때가 되지 않은 것이고
비적응자는 나 스스로 적응을 거부한 자
부적응자는 적응하고 싶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자이다.
나는 스스로를 비적응자라고 믿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적응자도 아닌 것 같다.
적응하지 못 하는 것을 안 하는 것이라고 돌리던 변명도 스스로에게 거부된다.
현실은 감당하기에 버겁고 번번히 시도들은 실패로 돌아간다.
아니 사실 시도하는 것 자체를 실패한다. 두려워서.
원래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아니면 다른 가능성이 있었고, 지금도 그것이 가능한 것인지.
알더라도 달라질 게 없을 정도로 요즘 좋지 않다.
사실 모든 것들과 잠시 단절하고 싶지만 그것도 일상은 허락하지 않는다.
정말 몇 개월만 그래보면 안 되나. 아무 것도 구속하는 것 없이 정리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적응하지 못 하는 것을 안 한다고 믿었던 순간들. 초라하다.
요즘 왜 이리 초라해졌을까.
니 말이 맞았다.
나는 정말 초라하다. 누구를 감싸줄 수 없는 상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원하지 않는 일을 8년동안 하고 원하지 않는 곳에서 8년동안 있었던 것이 모든 것을 마비시킨 것 같다.
진짜 솔직히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악순환 중에서도 최악순환이다.
언제까지 기적을 바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