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내가 가진 유전자 46개. (2003년 9월 작성)

내가 가진 유전자 46개는 가까운 부모님에게서 반반을 나눠 받았다. 내가 가진 유전자의 정확히 반 23개는 아버지, 나머지 반은 어머니의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는, 아버지들의 아버지, 어머니들의 어머니들에게서 유전자를 받았고, 할머니는 할머니의 아버지 어미니에게서 유전자를 받았다.

46개의 유전자중 하나를 골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조선시대, 고려시대, 신라시대, 상고시대까지 나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핏줄이란 이런게 아닌가 싶다. 나와 같은 유전자를 공유했던 모든 사람들, 그 분들이 없었다면 나란 없었다.
나는 새로운 존재가 아니다. 하나 하나의 유전자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모두 옛날에 누군가가 가졌던 그것이다. 다만 그 조합만 다를 뿐. 그렇게 생각하니 나란 존재가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지금 전 인류가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자는 모두 옛날에 모든 사람들에게서 전해진 것이 아닌가.



---------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유전자가 모두 전해지는 거라면 조합은 다양해질지 모르지만, 하나하나의 유전자의 낱개 갯수는 줄어들어야 한다.
자식에게 유전자를 전해줄 때 각각 23개씩은 버린다. 그래서 총 92개의 유전자 중에 46개는 그냥 버려지게 된다. 물론 그 유전자가 어느 다른 계통에서 계속 번식을 하겠지만, 새로운 유전자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절대수는 어쨌든 조금씩 줄어들어야 한다.
돌연변이를 생각할 수 있지만, 돌연변이의 생존율은 매우 낮다.
그리고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보다 없어지는 유전자 낱개의 갯수가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지금 60억 인구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 종류의 총 갯수보다 선사시대때 우리들의 조상 원시인들이 가졌던 유전자 갯수가 더 많아야 되는 모순에 빠진다.
<결국 결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돌연변이나, 염샘체 변이가 훨씬 많이 일어났다는 걸로 설명할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가진 유전자들도 거의 모두가 전해지는 과정에서 염색체 끼리 꼬이고, 뒤바뀌고 하는 과정에서 바뀐것들일 것이다.>

(처음 쓸땐 < > 안의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다가 쓰면서 갑자기 당연하고 명확한 이유인 < > 가 생각이 나 지우기도 아깝고 해서 그냥 올렸다. 생물시간에도 들은 것 같다. 두 염색체가 꼬여서 내용이 바뀔 확률이 3퍼센튼가 5퍼센튼가 꽤 높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