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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는 라이브로 들어야 한다

nanael 2007. 12. 2. 13:33

나는 라이브 앨범은 사지 않는다.
"그 라이브 앨범 정말 괜찮더라." 하는 친구가 있으면 "그러냐"하고 넘겨버린다. 간혹가다 라이브 앨범을 제일 좋아한다거나 라이브 앨범이 정규보다 낫다는 사람들도 있다.
라이브는 라이브로 들어야 라이브다. 씨디로 녹음해 계속 반복해서 똑같은 패턴의 음악이 나오는 건 라이브가 아니다. 앨범 하나를 만들기 위해 녹음할 때 가수들은 수십번 녹음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에 제일 괜찮은 부분들을 잘라잘라 한 곡을 만든다. 한 앨범에 녹음된 곡은 그 가수가 낼 수 있는 최대한에 가까운 실력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없이 반복해서 듣게 될 곡이기 때문에 그 곡을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녹음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라이브 앨범이 정규앨범보다 더 낫다는 것은 그 곡 자체의 녹음 상태나 가수의 컨디션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야 한다. 그렇다면 라이브 앨범이 더 낫다고 하는 사람들은 관중들의 환호성과 같은 라이브의 생동감을 말하는 것일텐데, 그것은 여러번 반복해서 들으면서 의미가 희석해진다. 라이브를 녹음해서 앨범으로 만드는 것이나, 실제 공연에서 녹음된 곡을 트는 것이나 둘 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나 시각적인 정보까지 담고있는 동영상으로 녹화된 것이라면 모를까. 라이브는 라이브로 들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옷을 살 때 비싼 메이커에서는 비싼 옷을 사야 하고, 싼 메이커에서는 싼 옷을 사야 한다. 내가 왜 이 생각을 위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느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생각한다. 여기서 비싼 옷이란 코트, 니트 등의 겨울옷이나, 위에 걸쳐 입는 옷, 남방 등을 말하고, 싼 옷은 안에 입는 흰 티나, 여름 옷, 비니 등등을 말한다. 비싼 옷이라고 명명된 것들은 싼 옷이라고 불린 것보다 평균가격이 더 많이 나간다. 요점은 면티 같은 옷을 빈폴에서 살필요는 없으며, 마찬가지로 겨울 점퍼를 저가 브랜드나 보세에서 사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샀다가는 어중간하게 돈만 많이 쓰고 제대로 된 가치도 얻지 못하게 된다. 여러번 갈아입고 빨면서 금방 헤어질 면티를 비싸게 사면 손해이다. 그리고 다른 옷에 비해 비싼 옷은 비싼 이유가 있다. 재료값이 더 많이 나가고 손도 더 많이 든다. 원단과 재봉 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가 브랜드에서는 비록 거품이 많을지라도 품질은 보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옷들을 싼 브랜드나 보세에서 사면 다른 브랜드에 비하면 싼 값이지만 만만치 않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고, 품질에서 떨어져 오래 쓰지도 못하고, 디자인 또한 고급스럽지 못해 아무 곳에나 입고 다니지 못하고 새 옷을 사게 되면 그냥 장롱에만 넣어두는 경우를 초래할 수 있다. 물론 싸게 고급스러워 보이며 품질도 괜찮은 옷을 잘 고른다면 문제가 없지만, 찾아다니는데 익숙치 않기 때문에, 비싼 옷은 고가 브랜드에서 사고 싼 옷은 저가나 보세에서 산다. 그리고 한 번 사면 헤어지게 입는다. 그래서 겨울 옷은 3년 째 동결 상태다.

이도 저도 아닌 건 피하는게 좋다가 이 글의 주제인가. 아니, 제목은 라이브는 라이브로 들어야 한다이다. 12월 24일 그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들으러 간다. 루시드폴 콘서트를 그리는 것이 이 글의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