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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가장한 세금
nanael
2008. 6. 1. 15:38
어머니께서는 그저께인가 좋은 꿈을 꾸셨단다. 뱀이 나오고 뭐가 나오고, 아무튼 길몽이었단다.
그래서 로또를 사셨다. 3,000원치를 하셨다.
결과는 5등짜리 당첨. 5,000원을 돈으로 받으면 2,000원 이득이다.
길몽은 길몽이었다.
아버지께서는 매주 로또를 5,000원치를 하신다.
길몽이든 흉몽이든 상관없다.
매주 로또가 당첨되는 꿈을 꾸실 뿐이다.
한국에 로또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계속 하셨다.
한두 주쯤은 빠졌을 수도 있으리라.
한 슬롯에 2,000원일 때는 10,000원치를 하셨다.
제일 잘됐던 게 4등이었나, 5등이었나 그렇다.
이번 주는 꽝이었다.
어머니는 2,000원 벌고, 아버지는 5,000원 잃었으니,
가족이라는 경제공동체에서 3,000원 기부하였다.
로또로 번 돈이 어디에 쓰일는지는 모른다.
분명히 선전하는 대로 좋은 일에도,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도 많이 쓰이리라.
로또를 살 돈조차 없는 사람들의 보조금으로 쓰일지도 모른다.
이름도 '나눔 Lotto'로 바꿨으니 말이다.
그래서 로또를 사셨다. 3,000원치를 하셨다.
결과는 5등짜리 당첨. 5,000원을 돈으로 받으면 2,000원 이득이다.
길몽은 길몽이었다.
아버지께서는 매주 로또를 5,000원치를 하신다.
길몽이든 흉몽이든 상관없다.
매주 로또가 당첨되는 꿈을 꾸실 뿐이다.
한국에 로또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계속 하셨다.
한두 주쯤은 빠졌을 수도 있으리라.
한 슬롯에 2,000원일 때는 10,000원치를 하셨다.
제일 잘됐던 게 4등이었나, 5등이었나 그렇다.
이번 주는 꽝이었다.
어머니는 2,000원 벌고, 아버지는 5,000원 잃었으니,
가족이라는 경제공동체에서 3,000원 기부하였다.
로또로 번 돈이 어디에 쓰일는지는 모른다.
분명히 선전하는 대로 좋은 일에도,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도 많이 쓰이리라.
로또를 살 돈조차 없는 사람들의 보조금으로 쓰일지도 모른다.
이름도 '나눔 Lotto'로 바꿨으니 말이다.
나도 가끔 재미로 로또를 산다.
군인은 사면 안 되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산다.
사놓고 까먹었다가 한참 뒤에 지갑 속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나처럼 재미로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처럼 매주 빠짐없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머니처럼 어쩌다 좋은 꿈을 꿔 큰 기대를 안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매주 로또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언젠간 되겠지, 언젠간 돼야지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은 단순 재미로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간 되길 바라는 희망으로 한다.
그런 사람들은 딱 우리 가족의 소득 정도를 버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빠듯하게 먹고살긴 하지만, 노후준비는 엄두도 안 나는 사람들.
아들, 딸만 믿고 가진 돈을 그들에게 다 투자하며 사는 사람들.
로또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주길 기대하는 사람들.
넉넉한 사람들은 굳이 로또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재미로 할 수는 있겠지만, 주마다 챙겨가며 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로또 혹은 다른 복권들이 이중과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로또를 사는 사람들의 계층은 정해져 있고,
적은 양이지만 이들에게 희망을 팔아 돈을 거둔다.
로또로 본전 이상 뽑는 사람은 그들 중 정말 극소수이다.
그 돈을 누군가가 꿀떡한다면 사기이고,
설사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더라도, 이중과세이다.
희망을 가장한 세금.
이를 희망세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현실이 조금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