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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 버스의 노약자석

nanael 2011. 3. 16. 00:29
버스의 노약자석은 유명무실하다. 노약자석엔 누구나 앉고 노약자가 탄다고 해서 반드시 노자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먼저 자리를 비켜주는 것은 아니다. 만약 노약자석이 따로 없더라도 노약자가 타면 자리를 비켜주는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에 반해 지하철 노약자석은 철저하게 지켜진다. 노약자석 이외의 자리가 가득 차면 서서가더라도 노약자석에는 잘 앉지 않는다. 가끔 앉는 사람이 있지만 그 비율은 버스에 비하면 극히 적다. 똑같이 노약자 지정석인데 왜 이런 차이가 있는 걸까. 이유를 생각해보자.


1. 지하철은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분리되어 있지만 버스는 그렇지 않다. 버스는 좌석의 연속선상에 있다.

2. 서 있는 상태가 상대적으로 지하철이 덜 불편하다. 버스에서의 자리에 대한 유혹은 지하철보다 훨씬 강하다. 그리고 지하철은 옆사람과 부대끼지만 버스는 뒷자리를 제외하고는 혼자 자리를 차지한다.

3. 노약자석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하철이 버스보다 작다. 지하철은 전체의 22%, 버스는 33% 이상이다. 양보하는 양이 적으면 적을수록 양보의 부담이 덜하다.

4. 지하철의 노약자석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함께 앉아 있다. 젊은 사람이 앉을라치면 그들은 함께 압박감을 주지만 버스는 개별적으로 떨어져있다. http://bit.ly/gApMQh

5. 예전에 박카스 CF에서 젊은이들이 지하철 노약자석을 비워두는 장면이 있었다. 사실 위에 나열한 이유보다 그 CF가 훨씬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 CF 이후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는 것은 무슨 폐륜아라도 되는 양 취급받았다. 만약 박카스 CF가 지하철 대신 버스에서 찍었다면 상황은 반대가 되었을 수 있다.

6. 그 어떤 이유로도 한번 굳어진 관습은 그 자체의 압박에 의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