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정체는 없어지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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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식에 지친 내가 너를
막상 좋아한다손 치더라도
네가 나에게 보이고 있는 시간이란
네가 달아나는 시간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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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의 정체는 없어지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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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기' 중

연기가 된 물체는 정체를 잃는다. 가시적인 상태와 비가시적인 상태를 가르는 밀도의 경계. 그 경계에서 실체마저 잃는다. 자의식에 지친 이들에게 연기는 자기 분해의 메타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