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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허세 시절 자기소개

nanael 2011. 2. 24. 17:05
집 컴퓨터에 있는 파일들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글.
아마 대학교 1학년 글쓰기 수업 게시판에 자기소개를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쓴 것 같은데 미친 허세가 느껴진다. 손발이 아니라 온몸이 오그라든다. 저게 다 고등학교 때 읽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들 때문이다. 뇌허세 쩐다. 저 형식은 이상의 시를 따라한건가. 

뇌속에서무작위로움직이는생각들을잠시멈추고
키보드에네손가락과엄지를올려놓았습니다스무
여덣의관절들이알아서글을써주길기다리다이제
그손가락들이움직이기시작했습니다무슨연유에
선지엄지손가락은가만히자리를지킨채나머지들
만이열심히꼼짝거립니다이렇든저렇든제소개를
하겠습니다저는지금한쪽다리를꼬고귀에는헤드
폰을끼고뉴에이지음악을듣고있습니다방금한번
모니터오른쪽구석의시계를보았고바로지금이글
자들을치기전에손으로턱을한번굈습니다뇌속에
서는인정받고싶은욕구와그욕구를막으려는의지
가번갈아나오고있습니다이것으로저의간단한소
개를마치겠습니다한단계한단계밟아올라가는것
이글쓰기실력을키우는방법이라생각합니다육개
월은짧은시간이지만또한무한한시간이기도합니
다육개월동안제가글쓰기의사다리를차근차근기
똥차게올라갈수있도록도와주셨으면합니다단지
현실을반영한글을쓰는이가아니라글이반영된현
실을만들수있는사람이되고싶습니다제소개를끝
까지읽어주셔서감사하고수업시간에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