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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애무의 욕망이 거세된 공간

nanael 2009. 7. 31. 15:38

아이가 그림 작품을 만지려 한다.
그 아이의 부모는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나는 불안하다.
혹시나 그림에 해가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
그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손대면 안 된다고 말한다.
아이는 다시 부모를 따라간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쓸어내리고, 다시 그림을 본다.
미술관에서 애들은 항상 지켜보고 관리해야 한다.

그러다 생각났다.
사실 나도 만지고 싶었다고, 나도 몰래 가서 만지고 결을 느껴보고 싶다고.

만지고 싶은 욕망이 없는 관람객이 있을까.
평면적인 그림이면 몰라도, 조금이라도 입체성이 있는 그림들은 만져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결을 느끼고, 조각이라면 어루만져야지 느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그림은 내 것이 아니다.

욕망은 거세되고, 금욕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난 만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