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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귤

nanael 2007. 3. 27. 12:31

누군가가 내 몸을 만진다
두번 조물딱 대더니
곧바로 내려 놓는다
누군가가 또 나를 집었다
이번엔 잡자 마자 놓아버린다
내 주위의 친구들은
하나 하나 떠났다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은 나를 집어던지며 갖고 논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아 달아질거라 한다
그렇게 날 갖고 논다
주위가 썰렁해졌다
혼자 남았다
그동안 수많은 손이 나를 집었다 놓았고 어김없이 버림 받았다
친구들의 껍데기 속에 파묻혀 있던 나를
이거 밖에 없다하며 힘들게 깐다
남들보다 유난히 많은 흰 속껍질을 귀찮아 하며 벗겨낸다
그리고 억지로 먹는다
나는 마지막에 남았다
셀수 없는 상처를 받고 조금은 달아진채로